자갈밭 횟집

by 물냉이

자갈밭 횟집


주전해안 횟집에 들러 밥을 기다린다

없는 손님에 밥을 안치고 작은 광어

한 마리 잡는 창가로 부산한 차들이

지나간다


명절 맞은 티브이가 웃을 때마다

살랑살랑 어항 속의 참숭어가

꼬리를 흔든다

아침은 먹었을까.


아스팔트 너머로

파도가 밀려올 때마다 멀미 나는 듯

술 취한 아저씨가 들어와 주절거리다

다시 바다로 나간다


수조에 공기방울이

스티로폼처럼 튀어 오르고

잠이 든 멍게는

들어올 때부터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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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파랑길 9코스. 아침으로 달랑 토스트 하나를 먹고 남목마성이 있는 봉대산을 넘었다. 괜찮던 뱃속이 주전봉수대를 지나고부터 먹을 것을 달라고 시위를 벌인다. 주전항 가기 전 작은 횟집에 들러 물회를 주문했다. '도저히 못 참겠다. 배고파.'를 외치려는 순간 물회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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