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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원훈 Aug 08. 2024

일본 그림책의 매력은 무엇일까?

프롤로그


  다시 돌아온 그림책작가 김원훈의 이야기.


  마지막 브런치북 연재로부터 어느덧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 시간 동안 내가 연재했던 그림책 이야기를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역시 그림책이라는 소재는 나이대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줄 수 있구나!


  나도 계속 제자리에만 머물 수는 없는 법. <빨리빨리 레스토랑의 비밀> 이후의 차기작 준비와 함께 그림책작가로서의 시야를 넓혀가던 중...




  후쿠오카 여행을 가자


  여느 때와 다름없이 그림책 관련 작업을 하던 중 해외여행, 특히 후쿠오카를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매일 작업실에만 틀여 박혀 있어 몸이 나가 놀기를 원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너무 더운 여름 날씨의 탓도 있었지만.



  내 마지막 해외여행은 21년 초에 갔었던 후쿠오카 여행. 이 때도 행선지는 동일했다. 어릴 때부터 부산에 살다 보니 타 지역에 비해 일본여행을 가기 쉽다는 장점이 있었으며, 특히 밤에 출발하는 배를 타고 떠나는 일본 후쿠오카 여행은 가성비 측면에서 더할 나위 없었다. 부산에 사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사실! 왕복 티켓 값이 10만 원도 채 되지 않을 때는 후쿠오카에 쇼핑을 하러 갈 정도였다.


  이번 여행을 계획하며 달라진 점이 딱 한 가지 있다면, 그건 바로 내가 그림책작가가 되었다는 점이다. 살면서 후쿠오카만 10번 이상 가봤을 정도로 익숙한 이 도시를 그림책과 접목시키면 어떤 여행이 될까? 이런 아이디어가 떠오르자마자 얼른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일본의 그림책에 대해 공부하고 싶었다. 일본에서 출간되는 그림책들을 한눈에 볼 수 있다면, 나 또한 그림책작가로서의 경험치가 더 쌓일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완벽한 J인 나에게 그림책 여행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르자, 자연스럽게 어떤 곳들을 가야 할지 계획하고 분석하기 시작했다. 며칠 동안 온갖 사이트를 검색한 끝에, 후쿠오카에 위치한 일본 그림책서점들을 찾을 수 있었다. 이번 여행은 3박 4일로 나름 여유로운 편. 하루에 어떤 서점들을 갈지 분류하는 작업 등 여행계획을 세우는 이 과정은 그저 즐거울 따름이었다.




  일본 그림책의 매력


  내가 일본 그림책에 이토록 관심을 가지는 것은 이유가 있다. 아기자기한 그림체, 일본 특유의 아날로그 감성, 그리고 귀여운 동물과 맛있는 음식들. 어릴 때부터 일본 만화와 캐릭터, 음식을 자주 접해서 그런 걸까? 내가 좋아하는 그림의 취향은 일본의 다양한 그림책에 반응하였다.


(소장 그림책 중 내 그림책만이 유일한 국내 그림책이다.)


  특히 내가 그림책작가로서 롤모델로 삼는 구도 노리코의 작품은 볼 때마다 감탄을 금치 못한다. 내가 봐도 이렇게 재미있는 그림책인데, 아이들이 봤을 때 도대체 얼마나 재미있다는 걸까? 현지에서 작가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내가 몰랐던 또 다른 작가들을 알게 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감 등 일본 여행을 갈 이유는 충분했다.


  국내에서도, 일본에서도 수많은 그림책이 매 순간 나오지만, 유독 내가 좋아하는 작가는 '구도 노리코', '큐라이스', '후쿠자와 유미코' 등 일본의 그림책작가들이다. 국내에 번역된 각 작가들의 대표들을 살펴보면,


(구도 노리코, 출처: 알라딘)
(큐라이스, 출처: 알라딘)
(후쿠자와 유미코, 출처: 알라딘)

  - 구도 노리코: 우당탕탕 야옹이 시리즈

  - 큐라이스: 대장 토끼 시리즈

  - 후쿠자와 유미코: 하늘 배달부 모몽 씨 시리즈


  

  이렇듯 눈이 편안한 따뜻한 색감에 귀여운 동물 캐릭터가 주가 되는 시리즈가 있다. 각 작가들마다의 유머나 특징은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면 하나같이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림책이라는 점이다. 항상 작가들의 그림책을 보며 장점을 흡수하여 것으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가진 매력은 무엇일까?

  어떻게 이런 매력을 표현하는 걸까?

  어떻게 하면 나도 색을 표현할 수 있을까?




  예전부터 배움에는 끝이 없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었다. 나 또한 그림책을 시작한 이후 항상 부족함을 느끼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모습이 작가로서 성장하는데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3년이 넘었을 정도로 오랜만에 가는 것이기도 하고, 그림책을 찾아 떠나는 것이기도 한 이번 여행은 설렘 그 자체였다. 마치 내가 처음 그림책을 떠올렸을 때처럼.


  일본의 각 서점에서 어떤 그림책들을 만날 수 있을까. 여행을 통해 그림책에 대한 시야가 훨씬 넓어지길 바라는 마음가짐으로 아침 비행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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