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감이란
아르바이트나 직업이나 어떤 일을 하다 보면, 언젠가 한 번 쯤은 회의감을 느끼게 된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이 어떤 일인지, 무슨 의미인지, 혹은 나에게 일이 너무 많이 주어지는 것 같다거나 혹은 다른 사람들과 나를 비교하거나.
그럴때마다 내가 그 자리를 지켜야만 하는, 지킬 수밖에 없는 이유를 찾고는, 그 자리를 울며 겨자먹기로 떠나지 못하게 되곤 한다.
유퀴즈 온더 블럭에서 한 시민은 '회사를 오래 다니는 방법은 빚을 만들면 된다'라고 했는데, 그렇게 내가 그곳을 떠날 수 없는 정말 어쩔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를 제외하면, 우리는 굳이 그 회사를 다닐 이유가 없을지도 모른다.
성인이 된 후로 줄곧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경험해왔다. 사실 대학생 신분-아직은 부모님께 많은 도움을 얻고있는 사람-에게는 '알바'라는 존재는..
1) 사회 경험
2) 다양한 사람 만나며 인간관계 스킬 쌓기
3) 금전적 분야의 개념 구축
...
뭐 이런 의미를 갖는다. "우리의 생계" 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어쩌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학생의 상황도 있을 수 있으나, 내가 말하는 것은 '나와 같이 아직은 부모님께 많은 도움을 얻고 있는 대학생'을 말한다.)
그래서 알바를 하기 싫으면 그냥 때려 치면 되고, 업종을 바꿔보고 싶으면 그냥 지금 당장 알바몬을 켜 이력서를 보내면 된다.
나는 작년 10월부터 학원에서 아이들을 관리하고 가르치고 첨삭을 하는, 학원 첨삭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처음에는 난, 사명감에 불탔다.
어떤 일을 하던지, 내가 그 일을 오래도록 할 수 있는 이유는 '사명감'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한다. 나는 사명감이 없다면 쉽게 질려하는 것 같다.
아이들을 잘 가르치겠다는 사명감, 수학이 아무리 재미 없다 해도 최대한 아이들이 재밌게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사명감, 학원이 그저 재미없는 공간이 아니라 즐기다 갈 수 있는 곳이구나를 느끼게 하겠다는 사명감. 등등.
엄청 거창하지만, 사실 이런 목표를 향해 열심히 임하다 보면, 나도 하루하루 만족스럽고, 점점 발전 가능성도 더 높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처럼, 어쩌면 그 '사명감'이라는 게 무엇인지 나도 잘 모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그 미지의 무엇인가가 나를 움직이게 했다.
하지만, 요즘 그런 생각이 든다.
나는 일개의 알바생일 뿐인데, 메인 선생님(학원에서)은 교육의 사명감이 아예 없는 듯해 보인다. 마치 폭탄 돌리듯이 케어가 어려운 학생은 알바생들에게 넘기고, 따라오기 힘들어 하는 학생은 다그치며, 그냥... 무거운 책임감은 아르바이트생들에게 떠넘기기 바빠하는 모습을 보며 , 나도 참 회의감이 들었다.
학부모님들은 이런 학원의 내부를 알 리가 없고, 학생들은 그저 학원에서 시간만 죽이다 가는.
사명감은 죽은지 오래인데, 그 선생님들은 우리들에게 말을 상냥하게 하라거나 이 일을 하라거나 저 일을 하라거나, 요구사항만 엄청 많다.
사명감을 갖고 임하면 무엇이든 못 해낼 게 없다만, 그들은 우리에게 사명감을 만들어주어도 모자를 판국에 오히려 사명감을 죽이고는, 그것을 우리 스스로 깨닫고 몸소 실현해내길 요구한다.
우리나라의 교육은 어디로 가는 건지, 아이들이 안쓰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