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어땠는지?

밥은 잘 먹고 다니나..?

by 김청유

지나간 과거를 회상하며 깨닫기보다 현시점의 나란 존재에게 하루가 어땠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살면서 일기라는 것을 초등학생 때나 써보고 다 커서 써본 적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어릴 때는 재밌는 것들이 많아서 지루하지 않았던 것 같다. 왜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피곤해지고 힘들어지는 것일까? 그래서 나는 오늘 글을 적으면서 생각해 본다.


이제는 내가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밤에 일정이 끝나고 친구들을 만나면 오늘 점심 무엇을 먹었냐가 단골질문이 된다. 친구들은 단지 메뉴가 궁금했던 것이 아니라 얘가 밥을 제대로 먹고 다니는지 궁금했을 의도로 물어봤을 텐데 나는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한참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게.. 오늘 뭐 먹었더라? 점심에 뭐 먹었지?'


분명히 먹었는데 고작 몇 시간 전에 먹었던 음식이 가물가물한 것은 나에게 큰 의미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먹는 것을 참 좋아해서 맛집리스트까지 짜놓던 내가 언제부턴가 음식이란 그저 살기 위해 입에 넣는 것으로 되었다. 좋아하는 것도 꾸준히 못하고 소홀해지기까지 되는 과정이다. 나에게 일 순위란 과연 무엇이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하루 끝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들

1. 오늘 먹은 것 중 가장 맛있었던 것은?

2. 오늘 한 것 중 가장 힘들었던/재밌었던 것은?

3. 오늘 하루 보람차게 보냈는가?

4. 오늘 나답게 살았나? 내가 일 순위였나?

5. 내일의 하루가 어떤지 기대가 되는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말할 수 있을 정도라면 분명히 완벽한 하루를 살았을 것이다. 마음이 우울하면 내일이 기대되지 않고 마음이 편하면 다가올 내일이 기대된다. 하루를 정리하는 시간은 길지 않다. 다만 우리는 스스로에게 관심이 없어서 그저 시간에 맡기고 지나갈 뿐이다. 찢어진 상처에 괜히 소독약을 바르는 것일까? 흉터가 지지 않으려고 바르는 것처럼 아프고 힘들면 생각해 보면 된다. 시간은 해결해 주지만 흉터는 치유하지 않으면 평생 안고 간다.


글을 끝으로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나는 나에게 묻는다. 오늘 내 마음이 가장 환했던 순간은 언제였는지, 그리고 그 순간 나는 무엇을 느꼈을까. 반대로 나를 가장 지치게 한 일은 무엇인지 그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오늘 하루를 얼마나 나답게 살았는지, 혹시 누군가를 의식하며 마음을 숨기진 않았는지. 오늘 하루 나에게 주어진 작은 깨달음이나 배움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내일은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싶은가. 오늘의 나에게 던지는 이 질문들이 내일의 나를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들어주길 바라며 이 글을 접한 독자들도 활기차고 기대가 가득한 내일을 맞이하기를 바란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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