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 라이아 섬에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고기잡이를 하는 열일곱 살 의 소년이 홀어머니와 남동생 둘과 함께 살고 있었다. 소년은 고기잡이 일이 없을 때는 밭을 일구고 곡식을 모아 차곡차곡 쌓았다. 동생이나 친구들과 놀 시간도 없을 만큼 소년은 정말 너무나 바쁘게 지냈다. 하지만 어머니를 돕는다는 생각에 즐겁게 일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소년은 밭일을 마치고, 서둘러 배가 있는 모래사장으로 내려서다가 모래사장에 앉아서 굴 껍데기를 찾고 있는 화사한 색깔의 작은 카나리아 새를 발견했다. 곧이어 새는 하늘로 날아 올라가더니 기이하고도 신비로운 멋진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그 작은 새는 전혀 겁을 먹지 않았으며 소년이 가까이 다가가도 꼼짝하지 않았다. 소년이 새를 잡으려 하자 새는 이 바위에서 저 바위로 날아다녔다. 소년은 새를 따라갔고 새는 계속해서 맑고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소년은 집에서 멀리 떨어진 바닷가까지 새를 따라갔지만 새를 잡을 수는 없었다. 어느덧 해는 저물어 달빛이 은은하게 쏟아지는 고요한 밤이 되었다. 그때 잔잔한 파도 소리와 함께 여자 아이의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커다란 바위 사이에 인어가 앉아 있었다. 머리에는 노을빛에 물든 장미꽃처럼 붉은 화관을 쓰고, 가슴에는 황금빛으로 물든 하늘에 보랏빛과 장밋빛이 어우러진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가리비 조개가 눈부시고, 꼬리에는 어스름한 황혼 빛에 아름답게 반짝이는 별 같은 불가사리로 수가 놓여 있었다. 처음에 소년은 인어가 그저 바위 사이에 앉아 휴식을 취하고 있는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니 인어는 바위 사이에 끼어 꼼짝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 소년은 새까만 눈으로 인어를 걱정스럽게 내려다보고 있었다. 인어는 부끄러워서 눈을 내리깔았다. 그리고 얼른 긴 머리카락으로 몸을 가렸다. 소년은 인어에게 지금 상태는 어떤지, 어떻게 하다가 거기에 들어가게 됐는지를 물었다. 인어는 언니들과 바위에 앉아 지나가는 배들을 구경하다가 실수로 미끄러지면서 갇히게 됐다고, 언니들은 이미 바닷속으로 들어간 후였다고 말했다. 소년은 인어가 더 깊은 곳으로 미끄러져 들어가지 못하도록 일단 무조건 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소년은 먼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마침 바위에 널브러진 해초들이 보였다. 소년은 끈적하고 미끌거리는 해초들을 모아 인어의 꼬리가 있는 부분에 끼워 넣었다. 그리고 소년이 입고 있던 셔츠를 벗어 주머니처럼 만들어 바닷물을 담아 인어의 꼬리에 물을 부어주자 미동조차 없던 인어가 반짝반짝 빛나는 꼬리를 한 번 움찔거렸다. 몇 번의 반복 끝에 인어의 꼬리는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인어는 미끄러지듯 바위 사이에서 빠져나와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헝클어진 긴 머리가 물결처럼 일렁이고, 해 질 녘 바다로 떨어지는 노을빛처럼 꼬리는 반짝반짝 빛이 났다. 인어는 소년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구해줘서 정말 고마워, 이 은혜는 잊지 않을게.” 그런데 그렇게 말하는 인어의 안색은 좋아 보이지 않았다. 이내 장미 꽃잎처럼 깨끗하고 맑은 피부는 깊은 바다처럼 파란 두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방울로 얼룩져 있었다. “왜 울어? 무슨 일이야?” 소년은 놀란 토끼눈을 하고 인어에게 물었다. 인어는 소년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할머니가 선물해 준 불가사리를 잃어버렸어. 아까 바위 사이에서 미끄러져 나올 때 바위에 걸려서 떨어진 것 같아. 열다섯 살이 된 기념으로 할머니가 직접 만들어서 꼬리에 수놓아주신 건데.. 잃어버렸으니 돌아가서 할머니 얼굴을 볼 수가 없어.” 인어가 다시 울음을 터트리자, 작은 진주알만 한 눈물방울이 빗방울처럼 똑똑 떨어졌다. 소년은 바위 사이를 조심스레 둘러보고 작은 바위들은 살짝 들었다 가만히 제자리에 놓았다. 바위 사이나 돌 밑에 숨어 있는 바다 생물들이 놀라지 말라고 말이다. 그렇지만 바위나 바위틈을 꼼꼼히 살펴보아도, 불가사리는 보이질 않았다. 인어는 계속 울먹울먹 울음을 터트리고 있자, 소년이 말했다. “걱정하지 마, 내가 오늘 밤에 불가사리를 똑같이 만들어 줄 테니까. 너의 꼬리에 수놓아 있는 불가사리 하나를 빌려줄래?” “정말? 그래도 돼?” 인어는 언제 그랬냐는 듯 흘렸던 눈물을 훔치고 기쁨의 눈빛으로 소년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내일 이 시간에 여기서 다시 만나자. 그때 불가사리를 전해 줄게.” 소년이 말했다. “고마워, 내일 꼭 이 시간에 여기로 나올게” 인어는 바닷속으로 유유히 사라졌다. 소년은 인어에게 호언장담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웠다. 한숨이 나왔다. 불가사리에 마법도 필요할 것이고, 구할 수 있는 재료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소년은 서둘러 집으로 돌아갔다. 그날 밤 가족들 모두 잠이 들자, 소년은 살금살금 밖으로 나갔다. 소년은 바닷가에 발자국을 찍으며 모래사장을 걸었다. 그렇게 주변을 둘러보며 터벅터벅 걷다 보니 어느새 인어를 만났던 그곳에 도착했다. 인어에게 만들어 줄 불가사리를 생각하니 또 한숨이 나왔다. 그때 아까 놓쳤던 작은 카나리아 새가 소년의 주변을 맴돌면서 따라오라듯 날갯짓을 하며 소년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소년은 새를 따라갔고 새는 소년을 공기 요정이 사는 숲으로 데리고 갔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이 숲에는 어머니가 들어가지 말라고 했지만, 소년은 인어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들어가야 했다. 숲을 들어서는 순간, 소년의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은 정말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웠다. 안개와 달빛으로 짠 숄을 걸치고 춤을 추는 그들의 모습은 꿈결처럼 아름다웠다. 숲의 언덕에 꾸며진 커다란 홀은 으리으리했다. 바닥은 달빛으로 닦고, 벽에는 마법의 연고를 발라 달빛을 받은 튤립 잎처럼 반짝거렸다. 갑자기 한 공기 요정이 밝은 빛을 내어 소년의 얼굴에 비추었다. 소년이 바라본 공기 요정은 너무도 아름답고 깜찍했으며 어깨에서 발끝까지 내려오는 큰 날개를 달고 있었다. 소년을 보자 공기 요정이 말했다. “그대가 뭘 원하는지 알아요. 그대가 가지고 있는 불가사리와 똑같은 것을 갖고 싶은 거죠?” “네, 인어에게 약속을 했어요. 똑같은 불가사리를 만들어 주겠다고.” 소년은 불가사리를 받아 기뻐하는 인어를 생각하며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그대가 원하는 것을 드릴게요. 대신에 한 가지 조건이 있어요. 그대의 젊음을 나에게 줄 수 있나요?” “저의 젊음을 가져가 버리면 제겐 뭐가 남는 거죠?” “겸손하고 당당한 모습이죠. 잃을 것이 많이 없다는 위안을 받을 것이고, 크고 작은 일에 의식하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유연함을 가질 것이고, 놀라운 일들이 많이 없어서 받아들이는 자세가 달라질 거예요. 자, 이제 선택하세요. 그대가 원하는 불가사리와 내가 원하는 그대의 젊음을 바꿀 용기가 있나요?” 소년은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서있다가 결심을 굳힌 듯 말했다. “그렇게 하세요.” 공기 요정은 소년의 얼굴을 향해 입김을 불어넣었다. 소년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잠시 어지럽더니 소년의 시야가 바뀌었다. 바닥에는 아주 고운 모래가 깔려 있었다. 아직 해는 취침 중이었지만 달빛은 휘황찬란했다. 꿈인지 생시인지 헷갈린 채 소년은 쓰러져 있던 몸을 일으켜 세워 소년의 두 손에 올려져 있는 불가사리 두 개를 보았다. 하나는 인어에게 받은 것이고 또 하나는 공기 요정에게 자신의 젊음과 맞바꾼 것이었다. 소년은 인어에게 불가사리를 건네줄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소년은 집으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었다. 소년이 잠든 지 얼마 안 되어 지저귀는 새들의 소리에 못 이겨 자리에서 일어나 서둘러 바다로 나갔다. 어제 던져 놓았던 그물에는 단 한 마리도 잡히지 않았다. ‘어제는 잠도 못 잤는데, 오늘은 굶게 생겼구나!’ 소년은 생각했다. 시간은 벌써 해가 저물어 황금빛으로 물든 하늘에 보랏빛과 장밋빛 구름이 두둥실 떠가고 있었다. 소년은 바위가 있는 곳으로 가 보았다. 인어는 벌써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소년은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기뻐할 인어를 생각하며 인기척을 내며 다가갔다. 인어는 소년을 보더니 흠칫했다. 소년이 다가서자 인어는 갑자기 바닷속으로 들어갔다. 인어는 멀찌감치 떨어져 놀란 음성으로 말했다. “누구세요?” “나야, 어젯밤 여기서 너의 불가사리를 만들어 가져다주기로 약속했었잖아.” 소년도 인어의 행동이 놀라고 당황스러웠지만 침착하게 설명했다. 하지만 인어에게 비친 소년의 모습은 그저 70대 노인의 모습 그대로였다. 희끗희끗한 머리칼에 쭈글쭈글 해지고 코가 커진 외모는 더 이상의 소년이 아니었다. “내 눈에 보이는 건 어제의 모습이 아니에요. 그저 70대 노인일 뿐이에요.” 인어는 갸우뚱하며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제야 소년은 자신의 외모가 어제와 다르다는 것을 알아챘다. 소년은 자신의 외모가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졌지만, 이렇게 변할 수밖에 없었던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인어는 자기 때문에 노인으로 변한 소년을 보니 매우 슬펐다. 인어는 흐느끼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검푸른 물결을 통해 보이는 인어의 눈물은 은은하게 비치는 달빛 때문인지 잔잔한 바닷물에 반사되어 황홀했다. 소년의 두 눈에 비친 인어의 모습이었다. 그러곤 누가 말한 것도 아닌데 소년과 인어는 바위에 나란히 걸터앉았다. 가까이서 보는 인어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다웠다. 인어에게 노인은 그저 어제의 소년이었다. 소년은 인어에게 불가사리를 주었다. 인어는 소년의 눈을 마주칠 때마다 마음이 아팠지만 불가사리를 가진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인어가 좋아하는 모습을 보자, 소년은 마음이 뿌듯했다. “네가 어젯밤에 거의 잠을 못 잤고, 오늘은 물고기 한 마리도 못 잡았다며? 작은 카나리아 새가 이런 얘기를 들려줬어.” “괜찮아. 오늘은 제비꽃을 먹으면 돼. 그리고 내일은 물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을 거야.” “물고기를 많이 잡고 싶어? 그럼 나를 따라와.” 인어는 바다로 뛰어들며 말했다. 소년은 즉시 배를 타고 인어를 쫓아갔다. 그러고는 인어가 시키는 대로 그물을 던졌다. “이제 그물을 들어 올려.” 소년은 그물을 당겨 보았다. 그물이 너무 무거워 낑낑거리며 끌어당겨야 했다. 70세의 몸뚱이란 움직이기 수월한 것은 아니었지만 늙은 소년은 어린 소년보다 훨씬 평온하고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 뒤에도 소년은 늘 물고기를 많이 잡을 수 있었다. 인어 덕분에 바쁘게 일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래서 매일 인어를 만나러 갔다. 소년은 물고기 꼬리가 없이도 헤엄을 잘 춰서 인어와 함께 바닷속에서 수영도 같이 하고 잠수 놀이도 함께 즐겼다. 그리고 별이 총총한 하늘을 보면서 바위에 마주 앉아서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럴 때면 작은 카나리아 새도 맑고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함께 했다. 이제 인어에게 소년의 늙은 외모는 중요하지 않았다. 해가 가고 달이 갔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소년과 인어의 사랑은 더해 갔다. 급기야 보고 있어도 그리운 사이가 되었다. 하지만 소년은 늘 말없이 한숨만 푹푹 쉬곤 했다. 세월이 흐를수록, 인어는 비단결처럼 곱고 하얀 피부에 길고 검은 속눈썹은 더 짙어지고 미소 띤 두 눈은 영롱함과 청순함으로 빛을 발했다. 그야말로 인어의 아름다움은 눈이 부실 정도였다. 반대로 소년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더라도 청년이 될 수 없었다. 겉모습은 언제나 70대 노인이었으니까. 인어에게 어울리는 잘생기고 늠름한 청년이 되고 싶었다. 어느 날 인어가 물었다. “그동안 줄곧 너를 사랑해왔어. 나와 함께 용궁으로 가서 같이 살지 않을래? 우리 아버지는 바다의 왕이야. 너와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실 거야.” 소년은 인어와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자신의 처지와 어린 동생과 어머니를 생각하면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소년은 아무런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때, 인어가 다시 물었다. “가족들 걱정돼서 그래? 그건 걱정 마. 난 기다릴 수 있어. 네가 준비되었을 때 말해줘” 인어는 자신 있게 대답하며 소년을 다독였다. 인어가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은 오직 한 사람, 소년뿐이었다. 소년 또한 인어와 함께 하고 싶었다. 또다시 해가 가고 달이 갔다. 어느덧, 어린 동생들도 청년만큼 자라서 어머니를 돌볼 수 있게 되었다. 마침내 소년은 어머니와 동생들에게 인어와 함께 떠나 용궁으로 가고 싶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절대 허락하지 않았다. 소년은 밤낮으로 졸라도 어머니는 강경했다. 소년은 바닷가로 나가 인어에게 이 일을 의논했다. “바다의 왕인 아버지한테 도움을 청해야겠어.” 인어는 지나가던 거북이를 통해 아버지한테 도움을 청했다. 그때, 파도가 점점 거칠어지더니 검은 구름이 하늘을 덮고 멀리서 번개가 쳤다. 파도가 산처럼 높게 일어 넘실넘실 밀려왔다. 바다 왕이 페가수스 세 마리가 끄는 수레를 타고 다가왔다. “아버지, 이 사람은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에요. 함께 용궁에서 생활하고 싶은데, 이 사람의 어머니가 허락하지 않으세요.” 바다의 왕이 소년에게 말했다. “자네 어머니와 동생들을 떠나 내 딸과 함께 용궁 생황을 할 용기가 있는가? 자네 어머니와 내 딸은 함께 살기 힘들 것이야.” “저는 지금 당장이라도 인어와 함께 떠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허락 없이는 아무 데도 갈 수가 없습니다.” 소년은 정직하고 소신 있게 말했다. 바다의 왕은 바다를 향해,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바다에서는 거센 파도가 흰 거품을 일으키며 솟구치고 흰 물보라가 바람에 밀려 사방으로 튀겼다. 바로 그때 태양이 바다로 내리쬐어 바닷물을 환화게 비추었다. 바다 한가운데에 바위섬이 하나 나타났다. 섬 주변의 하늘에서는 작은 카나리아 새들이 지저귀며 노래를 하고, 바닷가에선 돌고래들이 떼를 지어 놀고 있었다. 바다의 왕이 소년에게 말했다. “이 섬이 자네의 어머니와 동생들이 살 곳일세. 카나리아 새들과 돌고래들이 이 섬과 자네 가족들을 지켜 줄 거야.” 또다시 바다의 왕은 소년과 인어를 번갈아 바라보면서 말했다. “내 딸은 삼백 년까지도 살 수 있지만, 불면의 영혼이 없기 때문에 다시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네. 반대로 자네는 죽어서 흙이 된 후에도 영원히 사는 영혼을 가지고 있지. 자네와 내 딸이 함께 용궁 생활을 한다면 자네는 오래 살지 못할 것이야. 이미 자네의 젊음은 공기 요정에게 주었기에, 두 번 줄 수는 없네.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도 내 딸과 용궁 생활을 할 수 있겠는가?” 인어는 조심스럽게 소년을 바라봤다. “저는 괜찮습니다. 인어와 단 하루를 같이 산다 해도 함께 있고 싶습니다. 그것이 설령, 저의 죽음을 대신한다고 해도 저는 두렵지 않습니다.” 소년은 단호하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 소년은 자기 부모보다도 인어를 더 사랑하게 되어 오직 인어만을 생각하고 사랑했다. 소년은 죽어서나 살아서나 진실로 사랑하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그때, 소년의 주위에는 수백 개의 투명하고 아름다운 형상들이 떠다니고 있었다. 그 형상들을 통해서 하늘에 떠 있는 붉은 구름이 보였다. 바로 공기 요정 들이었다. 천상의 소리처럼 감미롭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소년에게 말했다. “그대가 다시 젊음을 얻으려면, 다른 힘에 의존해야 해요. 우리 공기 요정들도 영혼이 없지만 착한 일을 하여 스스로 영혼을 만들 수가 있죠. 그대는 온 마음을 다해 인어를 사랑하고 부모를 공경하고 동생들을 살피는 마음이 그대의 젊음을 다시 살려낸 거예요. 그대의 젊음을 돌려 드릴게요. 자, 받으세요.” 그리고는 공기 요정들은 하늘 위를 떠다니는 장밋빛 구름 속으로 올라갔다. 소년의 외모는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늠름하고 멋있는 청년의 모습으로 용궁 생활도 할 수 있을 만큼의 인간의 힘 이상을 가지게 됐다. 소년과 인어는 서로를 마주 보다가 소년이 인어의 붉은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는 인어의 머리카락을 만지작거리며 인어의 가슴에 머리를 묻었다. 그런 소년을 인어는 꼭 안아주며 축복과 행복을 느꼈다.
Written by lcheRo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