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미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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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기은

오래된 미국영화를 찾아보는 것을 좋아한다. 선명하지 않은 화질, 전체샷이 많고, 줌인아웃이 거의 들어가지 않아 연극무대를 보고있는 느낌을 떠올리게하고, 천천히 다가가고, 멀어지곤 하는, 다소 느린 카메라 무빙, 노이즈가 껴있는 모노톤의 대사 사운드, 자주 등장하는 클래식 음악과 재즈음악이 만들어내는, 나른하고 편안한 느낌이 좋다. 그 시대에 사람들의 착장과 헤어스타일과 말투도 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다채로운 색깔의 드레스와 구두, 핸드백, 악세사리, 진한 메이크업을 한 모습. 어두운 톤의 멋진 양복과 중절모를 쓴채, 수트케이스를 들고 바쁘게 어딘가를 향하는 모습. 굴곡진 선이 많은 둥글둥글한 클래식 카들과 마차를 타는 사람들의 모습. 서부가 배경이 되는 경우, 로데오 경기에 나가는 카우보이가 등장하기도 하는데, 둥그렇게 말아둔 밧줄을 던져가며, 유쾌하게 말하는 모습. 증기기관차와 축음기, 자명종 시계, 파이프 담배. 살룬안에서 펼쳐지는 밤공연, 붉은 커튼으로 장식된 돔 형태의 공연장에 비춰진 스포트라이트, 오케스트라와 빅밴드. 뮤지컬을 보는 듯, 중간중간 등장하는 노래하고 춤추는 장면들. 무엇보다도 영화가 전할려는 메세지들을 읽어내는 것은 정말 재미있다. 마음이 차분히 정리되는 느낌.

아무래도 시대상을 배경이 되다보니, 중간중간 씁쓸한 부분들도 있지만, 지금과는 달랐던 모습들을 보는 것은 그 나름대로의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에는 마릴린먼로가 나오는 영화에 푹 빠져있다. 6편 정도 찾아보고 있는데, 각 영화가 주는 메세지와 매력이 모두 다 달라서, 더 좋다. 뭔가 깊게 빠져들게하는,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무언가가 있다.

고전영화라고 불리우는, 일명 ‘오래된 영화‘는 우리가 미술관에서 오래전에 그려진 그림들을 감상하는 것 같다. 그중에는, 내가 생각하기에 명화라고 생각하는 것들도 있고, 그를 통해 이런저런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된다. 누군가 오래전에 작업한 작품들을 지금 살고 있는 세상에서,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감정을 느끼고, 생각을 하고, 특유의 편안함를 느낄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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