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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nimo Mr Kim Sep 22. 2024

Prologue #3 산티아고 순례길

그리고 짧은 인생의 정리

지나온 길


'맛있는 빵, 좋은 물과 포도주, 고기와 생선만 있으면 모든 행복으로 가득 차 있다.'
Meseta Central


머물 집도 없이 한국에 도착했다.

그리고 사회에 첫 발을 내딛고 드넓은 세상을 경험하게 해 준 회사에 사표를 냈다.

이제 백수.

조금이나마 받은 퇴직금, 그 돈으로 우리 부부는 파리행 비행기표를 샀다.

학생 시절 읽었던 ‘스페인 너는 자유다.’처럼 잠시나마 자유인이 된 지금 그 길을 걷고자 우리는 떠났다.


프랑스 남부 국경 도시, 생장 피에드 포트(Saint-Jean-Pied-de-Port)를 시작으로 목적지인 산 티아고 데 꼼포스텔라(Santiago de Compostela), 그리고 세상의 끝 피스떼라(Fisterra)까지.

다양한 루트가 존재하는 산티아고 순례길의 대표 격인 프랑스길 약 840km를 한 달을 넘게 걸었다.


순례길을 걸으며 유년 시절부터 현재까지, 기억나는 모든 순간순간들을 차례로 되짚어 보았다.

그 길 끝에서의 결론은 ‘선택’ 하나 하나로 내 상황이 바뀌어져 갔음을 그리고 앞으로 내 삶에 선택의 기로에 있어선 신중하고 올바른 결정을 해야 함을 다짐하게 되었지만…

그 선택의 중심은 내가 아닌 하나님이 되어야 함을 그 길을 떠나온 지 10년이 지난 지금에야 확실히 깨닫고 있다.


떠나기 전, 내 SNS에 올렸던 글의 한 문구다.

‘무엇을 얻기 위함보단 섬김의 자세로 서로 돕고 베풀고 오고자 합니다.’

결국 우리 부부는 많은 것을 얻었고 더 많이 섬기며 베풀지 못했고 오히려 많은 도움만 받고 돌아왔다.

그곳은 참 그런 곳이었다.


그렇게 산티아고 순례길을 마무리하며 우리가 갈 수 있는 수많은 나라들 중, ‘멕시코’로 떠나기로 결정을 내리게 된다.


Catedral de Santiago de Compostela
세상의 끝 피스떼라(Fister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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