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엎질러진 일이라
망연히 놓고선 바라보는 하늘은 슬프게도 이리 아름다울까?
곧바로 서있을 때 바람에 부대끼며 스치듯 보는 하늘과는 다르다.
꺾인 이삭 사이로 절망이 조여 온다. 안 좋은 예감은 늘 그렇듯 맞잖아.
수확의 햇살도 농부의 손길도 아득한 환영에 지나지 않아.
뿌리에 엉겨 붙은 진흙이 주는 평온 이후 체념이 감싸온다.
이토록 불안한 휴식에 주저앉아서 썩을까? 아니지 아니지 몸부림쳐봐야지
이대로 잊히기보다 뿌리에 힘을 모아 발버둥 치며 고개를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