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넘고 바람을 헤치며
by
서진희
Feb 3. 2025
서 진희
굳어진 땅에서 싹이 돋아 나기까지
땅속 깊은 한 뼘의 자리에서 웅크리며
상처를 감싸며 기다린다.
아직 따스한 볕이 쌓이지 않고
간질대는 바람의 속삭임이 없어도
상처가 썩기 전 자잘한 꽃들이 먼저 핀다.
미미한 꽃향기가 번질 때쯤
바람과 햇볕을 끌어 모아 힘껏
어둠을 뚫고 딱딱한 땅 위로 싹을 올려 보낸다.
그렇게 꽃을 피워 향기는
산을 넘고 바람을 헤치며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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