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최유리의 노래들
최근 유튜브 프리미엄을 해지하면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가 없어졌다. 그래서 외출할 때마다 팟캐스트를 듣게 되었다. 요즘 듣고 있는 건 김이나의 별이 빛나는 밤이다. 오늘은 최유리가 나온 회차를 들으면서 걸었다. 노래하지 않는 최유리의 목소리는 또 새로웠다. 아름다운 가사를 쓰는 사람답게 조곤조곤 솜털 같은 목소리로 담백한 말들을 했다.
나는 처음 최유리 노래를 들었을 때 그 목소리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이렇게 좋은 가수를 왜 몰랐을까 생각하며 한동안 최유리 플레이리스트만 무한 반복해서 들었던 기억이 있다.
최유리의 노래를 듣다 보면 정성을 담아 쓴 편지를 읽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 편지를 쓴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했을 고민과 성찰을 나도 모르게 상상하게 된다. 그리고 공감하게 된다.
https://youtu.be/vWcLRvoTKnQ?feature=shared
방황하는 젊음
나는 대체 어디서부터
잃어버린 나의 젊음을 향해
소리 한 번 일렁여 놓고
앞을 걷다 다시 만난 젊음에게 안녕
어느 날에는
그럴듯해 보일 수도 있는 젊음을 향해
어른이 되는 그날에는 알아볼 수 있게
나의 날을 알려주길
아 나의 젊음은 뭔가
새롭지 않아 중요함도 모른 채
뭐 어떻게 살아지던
괴롭지 않으려 애써야 해 그거면 돼
손 닿으려 애써도 난 그게 안 돼
어르고 달래도 부족해져가는 마음
아직 어리고 나약한 게 나라는
철이 없는 마음이 나의 젊음이라 말해주렴
아 나의 젊음은 뭔가
무겁지 않아 가벼움도 모른 채
멍한 마음에 놓쳐가도
괴롭지 않으려 애써야 해 그거면 돼
손 닿으려 애써도 난 그게 안 돼
어르고 달래도 부족해져가는 마음
아직 어리고 나약한 게 나라는
철이 없는 마음이 나의 젊음이라 말해줘
난 아직도 어렴풋이 휘청이는
어린 젊음에다 들려오는 말을 담고
손잡으려 애써보는 나이지만
아직 어려버린 나의 청춘이라 말해주렴
나는 이제 스물다섯이다. 젊음이 새롭지 않아 중요함도 잘 모르고, 무겁지 않아 가벼움도 모른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살아왔고 어쩌면 더 일찍 고민해야 할 것들을 놓쳤을지도 모른다. 아직 경험해보지 않은 세상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움츠러들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당당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얼마 전 어떤 책에서 읽은 내용이 기억난다. "늙는 것은 단지 나이의 문제가 아니다. 진짜 문제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타성에 젖는 것이다. 새로운 시작을 주저하고 현상 유지에 만족할 때 우리는 늙는다. 늙어가면서 우리는 누구나 새롭게 거듭날 수 있고 마음만 먹으면 변화할 수 있으며, 모든 선택과 가능성이 손닿는 곳에 있다는 기대를 더 이상 품지 않게 된다. 그러나 삶을 예술로 만드는 것은 바로 그런 기대다."
작은 것이라도 기대를 품고 살아야겠다. 내 삶이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https://youtu.be/xALZNGCnskw?feature=shared
단 하나
오늘 내 하루는 아쉽게도
온갖 어둠에 빛 한 줄기만 있는 날
다 지나간 하루
뭐를 어떡할 수도 없지 이런 나의
순간의 기쁨은 내 하루를
잠깐 행복에 젖게 만드니
그거면 됐다는 마음에
나는 어떡해서든 살아 이런 날엔
난 찰나의 순간에다 많은 무게를 달며
나의 날들이 꿈쩍도 않게 힘을 내고
일렁이는 그런 마음 신경 하나 안 쓴 채
살아가는 나의 순간에다
하나만 어울리면 그건 나를 살아가게 하는 거니까
우린 다시 꿈에서 만나 그때는 더 이상
순간에 망설이지도 겁을 내지도 않게
살아갈 수 있을 거라 믿어
늘 여전한 나의 이 하루는
단 하나의 웃음을 남기고
집에 가는 길에 나 홀로
오늘 하루는 이상하게 괜찮은 것 같아
하나만 어울리면 그건 나를 살아가게 하는 거니까
우린 다시 꿈에서 만나 그때는 더 이상
순간에 망설이지도 겁을 내지도 않게
살아갈 수 있을 거라 믿어
하나만 어울리면 그건 나를 살아가게 하는 거니까
우린 다시 꿈에서 만나 그때는 더 이상
순간에 망설이지도 겁을 내지도 않게
살아갈 수 있을 거라 믿어
사실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덜어내고 덜어내면 그제서야 보이는 보석 같은 즐거움이 있다. 온갖 어둠에 빛은 한 줄기뿐인 하루여도 다 지나간 하루. 후회도 걱정도 하지 말자. 그렇게 매일을 새롭게 살고 싶다. 오늘은 오늘의 웃음으로 살고, 설사 오늘 하루에 빛 한 줄기 없었더라도 내일은 있겠지 기대하며 편히 잠들고 싶다.
최유리도 잠을 잘 못 잔다고 했다. 잠에 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했었나. 밖에서 시끄럽지 못한 사람은 마음속이 시끄러운 것 같다. 잘 표출하지 않으니까. 주변 환경은 조용한데 내 머릿속은 그렇지 못하고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 경험을 나도 매일같이 하고 있다. 잠에 들어도 꿈 속에서마저 평안하지 못하다.
홍진경이 말한 행복이 떠오른다. 행복이란 자려고 누웠을 때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도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려면 오늘을 많이 놓아 주어야 하는 것 같다. 지나간 하루는 지나간 대로 두고 나는 그 자리를 뜨면 그제서야 편히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https://youtu.be/csu7L9jotJM?feature=shared
나야
나의 짝을 이룰게
변하지 않을 나와 같은
내 마음이 가장 솔직해
널 흘려보내지 않게
나의 짝이 돼줄래
아픈 말과 잠에 들곤 해
그래도 금세 날 토닥이며
괜찮아질 수 있어
아 언제인지
내가 날 놓았을 때
쓰러져 있지 않게
아 누구인지
대체 넌 누구였나
버거운 눈치를 하나둘 셋 또
누구도 날 홀리지 못해
나는 내 마음에 소홀해
누구와도 잘 맞고 싶어
그랬나 봐 지금도 그렇고
나는 내 아픈 날에 살아
나는 내 마음에 인색해
우리와도 잘 맞고 싶어서
그랬나 봐 날 좀 안아줘
아 언제인지
내가 날 놓았을 때
쓰러져 있지 않게
아 누구인지
대체 넌 누구였나
버거운 눈치를 하나둘 셋 또
누구도 날 홀리지 못해
나는 내 마음에 소홀해
누구와도 잘 맞고 싶어
그랬나 봐 지금도 그렇고
나는 내 아픈 날에 살아
나는 내 마음에 인색해
우리와도 잘 맞고 싶어서
그랬나 봐 날 좀 안아줘
여전히 아픈 날에 살아
누구도 나와 함께 지내긴 어려움 한참이지만
그래도 나와 있어 주면 돼
살자 그래 못난 날
이렇게 또 사랑이
번져온 나의 핑계들로 가득해질 우리 사이가
조금 겁이 나지만
그래도 나는 우리야
최유리는 라디오에서 자신이 무던한 성격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이나가 말했다. 무던한 사람에게서 이런 노래가 나올 수가 없다고. 나도 동의한다. 이 가사는 마치 누군가 자기 성격의 약한 부분을 드러내 보여주는 것 같다. 이런 사람의 마음에 공감하지 못하면 이런 가사를 쓸 수 있을까. 자신의 마음에 소홀하고 누구와도 잘 맞고 싶어하는, 그래서 누구하고나 잘 지내는 사람. 그런데 그러다 보면 지친다. 내 마음에 인색하면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게 되고, 스스로를 칭찬해 줘야 할 상황에서도 해주지 못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