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생이 된 지 한 달째

한 달밖에 안 되었다고..?

by 한유영


나는 로스쿨생이 되었다.


소제목을 이렇게 붙인 이유는 정말로 이곳에 온 지 아직 한 달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서다. 체감상 세 달은 지난 것 같다. 세 달이면 종강해야 하는데. 종강할 때 되지 않았나..


지난 한 달은 적응의 시간이었다. 지금은 적응이 되었는가 묻는다면 아직 잘 모르겠다. 그냥 힘들다.

새로운 공간,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생활 패턴에 적응하며 밀려드는 공부를 해내느라 정신이 없었다. 개강 전까지 흐트러져 있던 생활 패턴을 다잡으려고 아침 일찍부터 열람실에 출석하고, 수업을 듣고 사람들을 만나고, 나머지 시간에는 공부를 했다. 밤 11시쯤 집에 들어오면 뭔가 할 기력도 없어 바로 씻고 기절하듯 잠에 들었다.

많은 양의 공부만으로도 벅찬데 새로운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니 벌써 지친다고 느끼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공부 방법을 모르는 나의 상태였다. 수많은 강사저와 교수저 중에 어떤 교재를 사야 하는가, 인강을 들어야 하는가, 기본서 정독을 해야 하는가 사례집을 봐야 하는가 등등. 감사하게도 조언해 줄 선배들이 많았지만 100명의 수험생이 있으면 100가지의 공부법이 있다고, 선배들마다 하는 말이 조금씩 달라 혼란스러웠고 선배들이 해야 한다고 하는 것을 내가 하지 않고 있다는 것에 괜스레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했다.


그래도 지금은 나와 비슷한 스타일의 선배를 찾아 공부법에 대한 조언을 들었고, 다른 선배들도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부분들을 종합하여 어찌어찌 공부를 해나가고 있다. 1학년 1학기는 일단 대다수가 내신에 전력을 다하는 시기이기에 중간고사를 바라보며 마치 암기대회를 준비하는 것처럼 내신을 위한 자료를 만들고 있다. 이렇게 공부하는 것이 과연 변시에 도움이 될지 의문도 들지만 워낙 방대한 양의 공부인 만큼 굵직한 쟁점들 위주로 나무를 심어야 한다는 선배들의 말을 믿어 보려고 한다.


로스쿨을 준비할 때 내게 로스쿨은 멀고도 먼 곳이었다.

이곳에 먼저 들어온 선배들이 정말로 대단해 보이고 내가 사는 세상과는 다른 세상 같았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 수업 자체는 학부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 다른 점이라면 시험에 대한 압박감이 훨씬 크다는 것, 열심히 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는 것. 그리고 대학 입시에서 대성공을 거두었던 똑똑한 사람들이 수두룩하다는 것.

그래서 나의 이번 학기 목표는 이런 사람들 사이에서 주눅 들지 않고 나의 페이스대로 착실하게 공부를 해 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벌써 힘들어서 큰일이다.


그래도 의지할 수 있는 좋은 선배들과 동기들을 만나 감사하다. 척박한 로스쿨 생활이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들은 많다는 걸 느낀다. 이번 학기 잘 버텨낼 수 있길.


매거진의 이전글내려놓지 못하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