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고난과 형극의 역사를 이겨낸 유대인
[세계 경제사의 흐름을 알려면 유대인과 유대인의 역사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경영인에게 가장 필요한 요소중 하나가 ‘창의성’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사람이 유대인입니다. 창의성을 배우고 개발하기 위해서도 유대인에 대해서 알아야 합니다. 성서 시대부터 현재까지 영욕의 역사를 이겨내고 부(富)의 권력을 창조해 낸 유대인들의 힘의 원천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경제에서 금융시스템의 비중을 확인하였습니다. 금융산업을 지배하는 세력이 유대인입니다. 그들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밝히기 위해서는, 금융산업을 창시하고 주도한 유대인의 역사를 ‘경제사’적인 측면에서 파악해야 합니다. 유대인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경제 권력 집단입니다. 그들은 유대교라는 종교적 생활이 가져온 실용적인 소통형 사회, 유대교 경전을 통해 배운 경제적 가치와 경제 활동에 대한 긍정적 생활 습관, 어릴 때부터 중요하게 여겨온 배움과 교육, 그리고 이산(離散)의 역사를 통해 다져온 강한 공동체적 유대감으로 부와 권력을 공고히 해온 한 민족의 이야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1. 고난과 형극의 역사를 이겨낸 유대인
(1) 유대인의 역사는 <성경>과 궤를 같이한다.
유대 민족의 저력은 전적으로 유대교에서 기인합니다. 유대교의 특징은 契約의 종교입니다. 그들에게 계약은 목숨 걸고 지켜야 하는 당위입니다. 그들이 神과의 계약뿐 아니라 상업상의 계약도 중시하는 이유입니다.
그들은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유대인 커뮤니티 간 상업과 금융상의 계약을 바탕으로 한 교류를 통해 세계 경제사를 주도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유대교는 배움을 중시합니다. 하느님의 섭리를 이해하려면 하나라도 더 배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유대교는 배움을 기도와 똑같은 신앙생활로 간주합니다. 이러한 점이 다른 민족과 차별화된 것으로, 유대인이 세계사적으로 저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하나의 이유입니다.
더 나아가 유대교는 율법을 통해 유대인은 모두 한 형제라고 가르칩니다. 율법은 유대인 간에 형제애로서 단합하고 협동할 것을 명령합니다. 신앙의 힘으로 연대하는 강력한 공동체 정신이 그들이 고난의 역사 속에서 버틸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유대인들은 이산(離散)과 수많은 고난을 겪으며 더욱 강해졌습니다. 고난이 바로 은혜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 자신들의 역사를 중시합니다. 과거의 역사를 현재에 반추하며 이를 현재의 스승이자 미래의 거울로 삼습니다. 유대인들의 조상 아브라함과 모세가 현재 그들의 기억과 예배 속에 살아 숨 쉬는 이유입니다. 유대인의 경제사 굽이굽이에는 그러한 정신이 깊숙이 배어 있습니다.
(2) 유대인의 역사는 고난과 부의 역사.
유대인의 조상은 다른 민족들과 달리 처음부터 부자였습니다. 아브라함은 훈련된 장정만 318명을 거느릴 정도로 큰 부자였습니다. 그의 아들 이삭 또한 농업으로 1년에 1백 배의 수익을 올리고 노복이 많았다고 전합니다. 유대인에게 있어 富는 처음부터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습니다.
<성경>에서는 아브라함을 히브리 민족의 시조로서 선하고 올바른 사람의 예로 묘사하였습니다. 그는 의리를 위해 나가 싸웠고 승리를 거둔 뒤 관대함을 보였습니다. 평화를 사랑하고 욕심 없는 사람이었으며 자기 가족들에게 헌신적이었고 이방인들을 극진히 대접했습니다. 무엇보다도 하느님을 경외하며 명령에 순종했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브라함이 항상 모범적이었던 것은 아닌 듯합니다.
아브라함은 인간적이고 현실적이며 겁을 먹기도 하고 의심을 품기도 했지만, 궁극적으로는 충실하게 하느님을 섬겼다고 합니다. 어쨌든 유대인의 역사가 ‘나는 여러분들 가운데서 나그네로, 떠돌이로 살고 있습니다.’라는 아브라함의 고백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 뒤로 4천여 년의 유대인의 역사는 한 마디로 방랑의 역사였습니다.
4백여 년간의 이집트에서의 종살이, 이집트에서 탈출해 광야에서 보낸 40여 년, 아시리아와 바빌론으로부터 나라를 빼앗겼던 포로 시대, 로마제국에 의해 세계 곳곳에서 뿔뿔이 흩어진 2천여 년은 바로 유랑과 핍박의 역사였습니다. 이 시련의 유랑 길은 당시의 그들에게는 힘든 고난의 길이었지만 경제사적으로는 현재 유대인들의 부와 영향력을 만든 ‘은혜의 길’이기도 했습니다.
(3) 페니키아, 이스라엘, 그리스의 상권 각축.
기원전 1300년경, 당시로서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창조적이며 진취적인 해양 민족들이 지중해 동부지역 가까이에서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바로 페니키아인과 이스라엘인들입니다. 둘은 가나안 지방에 같이 살았습니다. 지금의 레바논은 페니키아인들이 살던 곳입니다. 한참 뒤에 그리스인들이 해양 진출에 합류합니다.
이 세 민족은 태생적으로 도시국가나 지파 공동체의 자치제에서 살았기 때문에, 사고방식이 자유로웠습니다.
진보적이고 개방적이라 세계를 발전 가능한 대상으로 인식했습니다. 게다가 진취적인 기상으로 해외 개척에 대한 도전의식을 갖고 있었습니다.
고대 서양에서 정복이란 명예로운 일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고대 서양 사회에서는 누군가를 지배하고 권력을 얻는 것은 좋은 것이었으며, 오히려 장사를 명예로운 정복 전쟁에 비해 떳떳치 못한 상인들의 간교한 속임수로 보았습니다.
그러나 페니키아인과 이스라엘인들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그들은 고대사회의 특징인 정복전쟁을 통한 부의 탈취보다는 교역을 통한 부의 증대를 꾀했습니다. 게다가 대륙이 아닌 해양을 개척해야 할 대상으로 본 최초의 민족들이었습니다. 역사의 흐름 속에서 민족, 국가 같은 경제단위의 흥망성쇠 요인을 보면, 인간의 자유와 창의성이 보장되는 곳에서 경제발전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창의력과 자유의 반대는 억압과 규제입니다.
인간의 자유의지가 경제적 영역에서 무한하게 발현되는 시기가 고대에도 있었습니다. 페니키아인, 이스라엘인, 그리고 그리스인들이 그 시기의 주역입니다. 그들은 서로 경쟁하며, 한편으론 협동하고 또 한편으론 적대하며 발전했습니다. 이들을 관통하는 키워드(keyword)는 <자유와 개방>이었습니다.
이들이 주고받은 시너지 효과는 대단했습니다. 이들은 국가나 군주 중심이 아닌 개인의 삶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이들은 노예와 이방인을 제외한 모든 인간은 동등하다고 보았습니다.
인간이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 부의 축적이 필요하다고 믿었습니다. 게다가 가난은 일종의 위협이며 오히려 물질적인 부를 개척하고 축적하는 일이 자유로운 삶을 보장받아 神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는 길이라고 믿었습니다. 한 마디로 이들은 인간의 미래가 인간의 자유의지에 의해 현재보다 나아져야 하며 나아질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역사는 그들 덕분에 진보할 수 있었습니다.
페니키아인, 이스라엘인, 그리스인들은 자유를 숭상하고, 부의 축적을 신의 축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사상이 자본주의를 이루는 그리스·히브리 사상의 근간이 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 그들의 진취적인 해외시장 개척과 상업 활동을 古代라는 시간 틀에 가두며 크게 주목하지 않았으나, 자본주의의 시발점으로 그들을 재조명해야 진정한 경제사라고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