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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언어 – 부서원을 존중하고 합리적으로 대화

1. 리더의 성공은 그가 이끄는 팀이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달려 있다.

by 김병훈

1. 리더의 성공은 그가 이끄는 팀이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달려 있다.

(1) 직원을 어른으로 대해주어야 합니다.


요즘 MZ세대들에 대한 한탄이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일에 무성의하고, 일찍 퇴근해서 자기 생활만 즐기고 싶어 한다고 합니다. 글쎄요. 그렇게 생각되지 않습니다. 무책임하고 무성의한 세대라면 스타트업에 그토록 열정을 쏟아붓고, 스펙을 위해서 기성세대는 엄두도 못 낼 성실함을 보일 리 없습니다.

우리는 밀레니얼 직원을 어른으로 보기보다는 미성숙한 수습생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습니다.

제대로 된 권한과 가이드를 주지 않는 등 아이처럼 대접하면서 아이처럼 군다고 비난하면 안 됩니다. 직원을 아이로 대하는 리더는 일상이 피곤합니다. 베이비시터처럼 매사에 챙겨야 하니까요.

리더는 고단한데 직원은 점점 어려집니다. 자기 스스로 판단하거나 책임을 지지도 않고, 시킨 것 이외의 일은 하기도 싫어합니다. 눈을 비비고 다시 봐주세요. 그들은 어른입니다. 어른처럼 대하면 어른처럼 행동할 겁니다. 자유와 권한, 그리고 책임을 주시기 바랍니다.


(2) 제대로 브레인스토밍 하는 방법.


‘체계적 발명 사고’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런던 비즈니스 스쿨, 와튼 비즈니스 스쿨 등에서 가르치고 있는 유명한 혁신 기법입니다. 무작정 브레인스토밍을 하려다가 좌절하고 창의력이 마치 특출한 ‘영감’이라도 되는 것인 양 생각해 어려워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준 이론입니다.

이 이론을 보면, <틀 안에서 생각하기>를 통해서 사람은 제한된 ‘틀’이 주어질 때 더 창의적이고 좋은 이견을 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많은 기획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이끌어야 하는 리더라면 ‘빈 종이에서 브레인스토밍하기’ 대신 ‘틀 안에서 브레인스토밍하기’를 사용하시길 추천합니다. 예를 들어서 설명하면, ‘어렸을 때 추억을 써보세요’라고 말하면 무엇을 써야 할지 몰라 머뭇거리지만, ‘중학교 시절 도시락과 관련된 추억을 써보세요’라고 범위를 줄여주면 훨씬 쉽게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3) 리더의 몸짓과 말이 다르면 곤란합니다.


말하는 사람의 호감도를 판단할 때 말의 내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7%에 불과합니다.

말하는 사람의 자세나 복장, 제스처 같은 시각 이미지가 55%, 목소리 톤이나 음색인 청각 이미지가 38%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를 ‘메라비언의 법칙(The Law of Mehrabian)’이라고 부릅니다. 상식을 뒤엎는 이 당황스러운 결과는 커뮤니케이션 이론에서 중요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사소한 말투, 행동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강력합니다. 우리가 전달하는 언어적 메시지와 비언어적 메시지가 반대를 얘기할 때 상대방은 그중 하나만 고릅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대부분 우리가 원하지 않는 방향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4) 마음은 궁금하지 않으니, 겉으로 잘해주세요.


경영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A급 팀에 자신만만하게 C급 직원을 데리고 오지 말라고 합니다. 능력있는 리더는 연이은 성공에 도취한 나머지 골칫덩이 C급 직원을 변화시키겠다는 의욕을 보이지만, 결말은 C급 직원의 수준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A급 직원들의 분위기가 분열되고 맙니다. ‘쟤는 저렇게 노는데 왜 내가 쟤 역할까지 대신 해줘야 하지?’라는 억울함이 조직에 퍼지면서 사기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직원 유형별 업무량과 피드백 비교

구 분 유능한 A 평범한 B 무능한 C

1. 업무량 100 70 40

2. 욕 30 15 5

3. 칭 찬 10 8 6

업무량+욕-칭찬 120 77 39


A급 직원은 중요하거나 까다로운 프로젝트를 우선해서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의 양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집니다. 일을 많이 하고 고생하는 직원이라면 당연히 칭찬과 보상을 많이 받아야 정상인데, 오히려 욕을 먹는 비율이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칭찬에 대해서도, 리더는 특정 직원만 너무 칭찬하면 편애하는 소리를 들을까 봐 다른 부서원과 어느 정도 형평성을 맞추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표>처럼 이상한 구조가 됩니다. 총비용을 보면 A는 120, B는 77, C는 39가 됩니다. 그러면 유능한 A 직원은 똑똑한 머리로 생각합니다. 부서나 조직을 바꿀까 말까.

리더에 대한 로열티는 이미 사라지고 없습니다. 능력대로 정당한 대우를 해주는 조직이나 리더를 찾아 떠납니다. 혹은 일을 덜 하게 됩니다. 아끼는 직원이라면 가장 많이 칭찬해 주세요. 유능한 직원에게 가장 많이 보상을 주세요. 아주 기본적이고 당연한 얘기인데, 이상하게도 일터에서는 거꾸로 가는 모습이 더 많습니다.


(5) 마음(태도)이 아니라 행동(일)을 지적합니다.


<생각의 지도>에서 리처드 니스벳 교수는 ‘기본적 귀인 오류’라는 개념을 소개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사람은 ‘내 문제는 상황 탓, 남의 문제는 그 사람의 탓’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직장에서도, 우리 팀이 프로젝트를 데드라인 안에 못 끝낼 경우라면 ‘부서장이 말도 안 되는 데드라인을 잡아서’ 혹은 ‘다른 부서가 데이터를 늦게 줘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다른 팀이 그랬다면 ‘시간 관리를 제대로 못 해서’ 혹은 ‘일 처리가 서투른 사람들이라서’라고 생각합니다.


행동 자체뿐 아니라 보이지 않는 마음속이나 태도까지 연결해서 비난합니다. 하지만 이런 커뮤니케이션은 역효과만 가져올 뿐입니다. 보고서 오타가 잦은 직원에게 오타라는 행동을 가지고 회사 일을 대충대충 하는 사람으로, 즉 태도를 공격합니다. 업무 지적을 하지 말고 눈치만 보라는 게 아닙니다.

원하는 행동이 있으면 그냥 담백하게 얘기하면 됩니다. 야단친다고 로열티와 책임감이 생기는 건 아닙니다. 그러니 거슬렸던 행동, 그 하나만 가지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명령이 아니라 협상의 태도로 말입니다. 행동 너머까지 질책하거나 무조건 자신의 기준을 내미는 것은 월권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잘못을 보면 ‘그 사람은 △△한 사람이니까’라고 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맞지 않고, 상대방은 억울해합니다.

보이지 않는 태도로 실랑이하지 마시고 보이는 행동만 지적하세요. 우리가 바꿀 수 있는 건 그것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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