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어젠 오빠를 의자에 앉히다가 앞으로 고꾸라졌다고 하신다. 오빠가 먼저 오른쪽 뺨으로 바닥에 엎어졌고 엄마는 오빠의 옆통수를 자신의 흉부로 누르면서 그 위에 엎어지셨다. 오빠는 아픈 걸 모르는지 껄껄 웃었단다. 모자는 근육 이완제를 한 알씩 챙겨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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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만 종일 우울해하셨다. 내가, 엄마는 약해지는데 오빠는 강해지네 이걸 어떡하지. 하니 엄마는, 내가 더 조심해야지. 하신다. 부어올랐던 오빠 뺨은 가라앉았지만 엄마 흉부의 통증은 좀처럼 가시질 않는다. 행주를 짜기도 어려울 정도로 흔적이 길게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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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엄마가 영민 엄마 집에 놀러 간다고 하신다. 영민 오빠는 몸을 움직이는 데 어려움이 없는 거구의 지적 장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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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영민 엄마랑 통화했는데, 영민이가 또 흥분해서 엄마를 때렸다고 하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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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민 오빠는 가끔 제 엄마를 때린다. 자신도 주체할 수 없는 흥분이 도지면, 마구 어머니의 머리채를 잡고 주먹을 날리는 비극이 벌어진다. 영민 엄마는 그로부터 며칠을 온몸이 멍투성이인 채로 지내신다. 그렇게 영민 오빠 밥을 챙기시고, 영민 오빠의 목욕을 준비하시고, 집안일을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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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흉부의 통증을 느낄 때마다 바닥에 엎어져 자신 몸으로 아들을 누르던 순간이 기억나 고통스럽다고 하신다. 그래서, 아들이 자신 몸에 남긴 흔적을 보면서 지내야 할 영민 엄마가 새삼 정말 힘들겠구나 싶었다고 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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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다 엄마. 하니, 그래 정말 어려워.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