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생활에세이: 언어와 사회적 어색함이 나를 작게 만들 때
이 글은 어디까지나 제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입니다. 지난 8년간의 생활을 바탕으로, 다른 분들의 생각도 소중히 여깁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유학 생활을 한 사람이 아니다. 그래서 영어로 마주하는 챌린지는 늘 많다. 한국어가 생활 언어이고, 문화 이해나 어휘력에서도 한국어가 훨씬 편하다 보니 영어 앞에서 좌절할 때면 자책감이나 수치심이 올라올 때가 있다. 특히, 이게 내 생업과 연관되어 있다면.
이런 마음을 느끼고 싶지 않지만, 내가 vulnerable 한 상태일 땐 더더욱 힘들어진다. 남들이 보기엔 어느 정도 영어를 하는 사람, 캐주얼한 대화는 문제없는 사람처럼 보인다. 하지만 회사에 들어가 네이티브 동료들과 함께 일하고 대화를 나눌 때면, 나도 모르게 긴장하고 뇌는
‘survival mode’로 전환된다.
나는 최근에 한인 회사에서 받은 오퍼를 거절했다. 어느 정도 마음이 맞고 환경이 괜찮다면 한인 회사에서 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어를 까먹을까 두려웠고, 무엇보다 성장이 멈출 것 같은 걱정이 컸다.
내 인생의 모토는 단순히 status quo(현상 유지)에 머무르지 않고, 즐기면서 더 나은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런데 주 40시간 근무에 왕복 출퇴근까지 하루 12시간을 쓰게 된다면, 결국 거기서 멈춰 버릴 것 같았다. 스무 살이 넘어서 온 내가 밴쿠버에서 로컬 회사에 들어가 돈을 번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수많은 로컬 출신 사람들, 그리고 초등학교·중학교 때부터 영어를 자연스럽게 써온 이민자들, 그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언어에 민감한 나는,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사람인데 영어가 원하는 만큼 나오지 않을 때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결론은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는 것이지만, 오늘 또 다른 로컬 회사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난 후 내 마음은 복잡하다. 영어 때문만은 아니다. 어쩌면 원래 약간 낯을 가리고, 새로운 사람 앞에서 어색해하는 내 성격 때문일 수도 있다.
주변 사람들은 나를 “ E(외향적)”라고 말한다. 하지만 실제로 내면은 훨씬 더 I(내향적) 성향에 가깝다. 사람들과 함께 지내며 사회화된 모습 때문에 활발해 보이지만, 사실 한꺼번에 많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쉽게 어색해지고 긴장하기도 한다.
나는 여러 나라 사람들이 섞여 있는 인터내셔널 커뮤니티 안에서는 덜 어색하다. 하지만 로컬 캐네디언들과만 마주하면, 여전히 미묘한 거리감이 느껴진다. 언어 때문일까, 문화 때문일까. 아마도 둘 다일 것이다.
그러다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엔지니어링이나 어카운팅 분야에 있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영어를 덜 요구받는 듯하다. 특히 어카운팅은 어느 회사에나 반드시 필요한 부서라 그런지, 유학생 출신이라도 취업 기회가 꾸준히 열려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래서 가끔은 내가 선택한 길을 잘못 고른 건 아닐까, 흔들릴 때도 있다. 하지만 결국 커뮤니케이션을 중심에 둔 일을 하고 싶다는 내 마음은 분명했고, 그 선택의 무게를 안고 가야 한다는 것도 안다.
그래서 나는 내 한계를 정하지 않는다. 지금 이 어려움을 겪고 나면, 분명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I embrace my social awkwardness and turn it into strength, while improving my English every day.
Both English and social skills are opportunities for me to grow stron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