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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모테나시" – 아무 말 없이 주는 사랑

by 다다미 위 해설자

여행을 가면요, 그 나라의 진짜 인격은 ‘말 없는 순간’에서 나옵니다.

제가 일본에 갔을 때의 일이에요.

눈이 펑펑 내리던 겨울날이었습니다.

작은 료칸에 들어섰는데, 젊은 직원이 뛰어나오더니 제 캐리어를 대신 끌어주더라고요.

그리고는 말없이 수건으로 제 캐리어 바퀴를 닦는 거예요.


제가 놀라서 물었죠.

“왜 그러세요?”

그가 조용히 말하더군요.


“손님의 짐에서 떨어진 눈이

다른 손님 발을 미끄럽게 할 수 있으니까요.”


헉.

여러분, 이게 바로 오모테나시입니다.


오모테나시는 단순한 서비스가 아닙니다.

계산된 친절이 아니에요.

돈을 바라고 하는 환대가 아닙니다.


그건 뭐냐?

"당신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묵묵히 다하겠습니다."

라는 마음이에요.


이건 마치 엄마가 아들 도시락 싸줄 때랑 같아요.

“엄마 이거 왜 넣었어?”

“네가 전에 좋아했잖아.”

“아… 기억하고 있었구나…”


그 한마디에 눈물 납니다.

그게 오모테나시입니다.


일본 호텔이나 편의점, 심지어 화장실까지

정말 눈이 시릴 정도로 깨끗하죠?

왜일까요?


‘다음 사람을 위한 배려’ 때문입니다.


내가 쓰고 나간 자리지만,

다음에 올 ‘누군가’를 위해 미리 준비해 놓는 마음.


그게 바로 일본인의 오모테나시예요.

"당신이 오기 전부터 나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일본 지하철, 정말 조용하죠?

처음 가면 깜짝 놀라요.

아무도 통화 안 하고, 떠들지도 않아요.

왜?

옆자리 사람을 위한 ‘배려의 침묵’이죠.


오모테나시는 ‘말’이 아닙니다.

‘눈치’고, ‘기다림’이고, ‘준비’입니다.


일본에서 선물 하나 사면요,

포장을 3겹, 4겹으로 싸줍니다.

그게 왜 그러냐고요?


“포장은 선물을 주는 사람의 마음이고,

그것을 푸는 사람의 기쁨을 상상한 배려입니다.”


감동이죠.

그 한 겹 한 겹이 마음의 층이에요.


우리 사회가 갈수록 각박해져 가고 있어요.

누가 먼저 문을 잡아줄까,

누가 먼저 말 걸까

기다리는 사람은 많고, 먼저 움직이는 사람은 없어요.


하지만,

우리가 ‘오모테나시’를 배운다면요?

내 가족을, 내 친구를, 내 동료를

말없이 챙겨줄 줄 아는 사람이 된다면요?


그 사람 곁에는 반드시 감동받은 사람이 모입니다.

왜냐?

진짜 배려는 말이 없고,

진짜 사랑은 계산이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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