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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예술이 되고, 혼이 되기까지"

by 다다미 위 해설자

일본의 어떤 장인은 하루에 계란말이를 단 한 줄만 만든다.

그 계란말이 하나를 굽기 위해 불의 온도, 기름의 농도,

달걀의 질감까지 계산한다.


손님이 몰려와도 50줄 이상은 만들지 않는다.


“오늘은 끝났습니다.”


그 말에 담긴 건, 돈보다 중요한 ‘기술의 존엄’이다.


일본에는 그런 사람들이 많다.


칼 한 자루에 6개월, 찻사발 하나에 3년.

쌀한 톨도 그냥 심지 않는다.


햇빛은 얼마나 받아야 하고,

물은 몇 도가 적당하며,

바람이 언제 불어야 향이 드는지를 계산한다.


30년을 그렇게 농사짓는 사람은

‘농부’가 아니라 ‘밥맛을 책임지는 예술가’다.


왜 이렇게까지 할까?

왜 이렇게까지 ‘한 가지’에 매달릴까?


그건 역사 속에서 시작된다.


칼을 대충 만들면 내가 죽던 시대,

무기 하나가 생사의 경계선이었다.


그때부터 일본은 기술이 곧 생명이라는 걸 알았다.


또한 계급은 오를 수 없어도,

기술은 끝까지 갈 수 있었던 시대.


“나는 그냥 도공이지만, 이 찻사발 하나만큼은 천하제일.”

그 철학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조용히 집중하는 문화.

말보다 손으로 말하는 나라.

실수는 허용해도, 허술함은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

그 안에서 기술은 ‘혼(魂)’이 되었다.


일본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한 가지를 10년 하면 기술이 되고,

20년 하면 예술이 되고,

30년 하면 혼이 된다.”


우리는 자꾸 생각한다.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뭐 대단하다고’

하지만 그 작은 일을

오늘도 어제처럼 정성껏 한다면,

그게 바로 장인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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