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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해님의 후손이다.

by 다다미 위 해설자

일본에서 제일 높은 신이 누군지 아십니까?”
신 중의 신, 넘버원.
그 이름은 바로 아마테라스 오미카미.

이 신이 누구냐고요?
태양입니다. 해님.
그냥 따뜻하고 밝은 존재가 아니에요.
그 해가 곧, 신이에요.

그리고요,
일본 왕실은 당당하게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그 태양의 여신,
아마테라스의 자손이다.”

이게 진짜예요.
일본 천황 가문이 그렇게 주장합니다.
“우리 할머니쯤 된다~”는 식으로요.
처음 들으면 헛웃음 나오죠.
근데 이게요,
일본의 국가 정통성이에요.

자, 이렇게 되는 겁니다.

신 = 태양

천황 = 그 신의 후손

나라 = 신의 핏줄이 다스리는 곳

그러니 천황은 그냥 ‘왕’이 아니에요.
신의 혈통, 신성한 존재라는 이미지가 따라붙는 거죠.

그리고 그 태양신 아마테라스를 모셔놓은 장소,
바로 이세 신궁(伊勢神宮).

여긴요, 그냥 신사가 아닙니다.
일본 신사계의 청와대 + 바티칸 + 조선의 경복궁
이걸 다 합친 급이에요.

일본 전국에 수만 개의 신사가 있어도,
본점은 딱 하나. 이세 신궁입니다.

천황도 해마다 이곳에 직접 갑니다.
왜냐고요?
조상한테 인사드리러요.

그 태양신 앞에 몸을 낮추고,
아무 말 없이, 두 번 절하고 손뼉 치고,
또 절하고 돌아갑니다.

신은 믿는 게 아니라,
예를 갖추는 대상이라는 걸 보여주는 순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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