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tip1. 학교폭력자치위원회에 불려 가지 않는 비법 #아침밥 효과
"여보세요, 철수 어머님, 안녕하세요, 저 철수 담임입니다."
갑작스럽게 걸려온 담임선생님의 전화는 전화벨이 울리는 몇 초 사이에 온갖 좋지 않은 생각을 떠오르게 합니다. '학교에서 내 아이한테 무슨 일이 있나?'라는 불안한 마음에 조심스럽게 심호흡을 한 후 받게 됩니다. 부모님들은 대부분 학교에서 전화가 안 오는 게 제일 좋다고 하죠. 내 아이가 학교에서 아무 문제없을 때는 학교에서 공지한 상담기간이 아니면 담임선생님이 먼저 전화하는 일이 없으니까요. 아이가 다쳤거나 아프거나 싸웠거나 셋 중 하나의 경우에 담임선생님이 먼저 전화합니다. 모두 반갑지 않은 전화죠. 그래서 담임선생님 전화는 인기가 없나 봅니다.
저희 집 아침메뉴는 밥과 고기입니다. 아침부터 삼겹살, 제육볶음, 소불고기, 닭볶음탕, 오리훈제 구이 등 고기는 종류별로 매일 다양하게 채소와 함께 먹습니다. 아침부터 어떻게 고기를 먹냐고요? 대신 저녁은 간단하게 먹습니다. 매일 이렇게 먹는 게 습관이 되면 우리 몸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준비를 하더라고요. 사실 아침에 고기를 굽고 밥을 해서 먹이기가 일하는 엄마로서 쉽지 않죠. 하지만 아침을 든든히 먹어야 회사든 학교든 어디서든 활동할 에너지를 얻고 배고픔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대충 때우거나 안 먹일 수가 없습니다. 꼭 고기를 먹지 않더라도 계란이나 고기가 들어있는 찌개도 좋습니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다 들어있으면 금상첨화지만 조미김에 밥만 싸 먹더라도 괜찮습니다.
아침밥을 먹고 온 학생과 먹고 오지 않은 학생은 학교에 올 때부터 급식을 먹기 전까지 너무나 다른 행동을 보입니다. 아침을 먹고 온 학생들은 일단 표정이 밝습니다. 포만감에 여유 있는 표정이 나오는 것이죠. 다른 친구와 장난을 치더라도 웃으면서 가볍게 농담을 주고받고 몸을 써서 놀더라도 절제된 행동을 하면서 즐깁니다. 수업 시간에도 문제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차분히 생각하며 기다릴 여유가 있고, 궁금한 것이 있을 때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결하려고 에너지를 씁니다. 다른 친구가 자기에게 피해를 주었을 때도 사과하면 너그러이 받아주고 자신이 잘못한 행동은 즉각적으로 사과하려는 의지를 보입니다. 반면 아침밥을 먹지 않은 학생은 상황이 다릅니다. 아침에 막 교실을 들어선 얼굴이 오후 수업까지 다 마친 지친 표정입니다. 이미 배가 고파서 다른 생각은 잘 나지 않습니다. 배가 고프니 신경이 예민해지고 친구가 건드리기라도 하면 짜증을 냅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질문은 귀찮기만 하고 어서 급식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뿐입니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미술작품이라도 할라치면 오랜 시간 집중해서 작품을 구상해 만들기가 쉽지 않아 대충 하고 제출하거나 수업시간이 끝날 때까지 이것저것 조금씩 해보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친구가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피해를 주면 예민해져 있는 상태니 봐줄 리가 없습니다. 거친 말을 내뱉거나 주먹이 먼저 나가게 됩니다. 그냥 서로 말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소집해야 할 사건으로 커집니다.
예전 제 반에 부모님이 새벽에 나가시고 밤늦게 오셔서 아침을 먹지 못하고 오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운동을 좋아하고 잘하는 학생이었는데 친구들과 다툼이 잦았습니다. 아침밥을 못 먹는 상황을 알게 된 저는 아침에 집에서 제 아이들이 먹는 대로 아침 도시락을 챙겨서 학교에 가져갔습니다. 다른 학생들이 알지 못하게 교실에서 떨어진 구석진 곳에 그 학생을 불러 아침 도시락을 주었습니다. 혹시나 자존심이 상하거나 오해하지 않도록 잘 얘기하고 아침밥을 학교에서라도 챙겨 먹도록 했습니다. 그 후 몇 번 더 아침 도시락을 싸다 주었는데 부모님께서 그 사실을 아시고 감사전화와 함께 집에서 먹여 보내겠노라고 하셔서 그 횟수는 몇 번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학생이 달라졌습니다. 표정도 밝아지고 다른 친구들과 싸우지도 않고 수업도 열심히 잘 참여했습니다. 체육시간에는 거의 독보적인 능력을 발휘하여 반 학생들에게 인기도 많아졌습니다.
아침밥을 먹이면 좋지 않은 일로 갑작스럽게 걸려오는 담임선생님의 전화를 받을 확률이 확 낮아집니다!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 아니 중고등학생 자녀 모두 해당됩니다. 어른도 마찬가지입니다. 밤새 비워둔 위장을 점심까지 채워주지 않으면 우리 몸은 에너지가 없어서 모든 신경이 예민해지고 폭발적인 에너지를 쓰기가 힘듭니다. 다이어트다 뭐다 해서 아침밥을 먹지 않는 학생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오히려 아침밥을 먹지 않으면 식욕이 폭발하여 보상심리로 더 먹게 되고 간식도 많이 먹게 됩니다. 여러 저명한 박사님들이 아침밥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은 이론적인 것이고 저의 경험을 바탕으로 부모님들께 부탁드립니다.
아침밥을 꼭 먹여서 학교에 보내주세요!
아침밥 에피소드 하나 더 소개합니다!
여름방학 끝나고 개학날이 되었는데도 한 학생이 학교에 오지 않아 집에 전화해봤더니 개학인 줄 모르고 식구들이 다 늦잠을 잤다고 하더군요. 어머님께서 많이 당황하셨길래 차분히 얘기해드렸습니다.
"아무 일 없으면 됐죠. 괜찮으니 아침밥 먹이시고 천천히 학교 보내주세요."
퇴근 무렵 어머님이 다시 전화를 주셨습니다. 전화로 하시는 말씀이 개학날인 줄도 모르고 늦잠 자다 선생님 전화받고 너무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늦어서 큰일 났다. 진짜 아침밥 먹고 천천히 가도 되겠어?"
라고 걱정하니까 6학년 아들이 이렇게 말했다네요.
"우리 선생님은 괜찮아요, 엄마. 걱정 안 하셔도 돼요!"
P.S. 저는 학부모님께 평소에 자주 전화와 문자를 드립니다. "오늘 문제를 잘 풀었어요, 미술 시간에 작품이 기발해서 친구들과 선생님한테 칭찬받았어요."같은 자녀가 학교 생활 잘하고 있다는 것도 종종 전화나 문자로 알려드리고 평상시 학교에서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1대 1로 보내드립니다. 담임 선생님 전화 오면 놀라지 마시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