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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같지 않게 잔소리하는 꿀팁

꿀tip2. 잔소리와 조언의 차이 #공감#이해#경청#덕수궁

by JANE WATNEUNGA

잔소리와 조언의 차이는 그것을 듣는 상대방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습니다.


잔소리는 말하는 사람이 자신의 생각과 판단으로 상대방에게 도움이 된다고 여겨 쏟아내는 말입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일리가 있고 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된 좋은 말일지라도 듣는 사람에게 와닿지 않고 공감되지 않고


'너는 나보다 더 못하니까'

'너는 미숙하니까'


라는 느낌을 듣는 이로 하여금 들게 하면 그것은 마치 파도가 단단한 바위를 서서히 깨뜨리고 공중에 흩어져 사라져 버리듯 듣는 이의 마음에 상처만 남기고 없어져버리는 말이 되어 버립니다.


듣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조언의 전제 조건은 상대방에 대한 이해와 공감입니다.


누구도 나와 같지 않습니다. 내가 살았던 세상과 상대방이 사는 세상은 다릅니다. 특히 자녀와는 더더욱 다릅니다. 주어진 환경도, 옆에 있는 사람도, 가지고 있는 능력도, 추구하는 목표도 다 다르기 때문에 섣불리 '조언'이라는 말로 상대방에게 내가 바라는 변화를 강요해서는 안됩니다. 그것은 그저 잔소리일 뿐입니다.


상대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들어줘야 합니다.


도움을 청할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기다리는 동안, 내가 상대방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도움을 청할 수 있을 만큼 서로 신뢰관계를 쌓아야 합니다. 이것은 내가 신뢰할만한 사람이라는 것을 평소의 말과 행동과 태도로 보여줘야 가능합니다. 자녀에게는 '거짓말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하고 부모님이 거짓말을 하면 자녀들은 부모님의 말을 믿지 않습니다.


서로 신뢰할만한 관계가 되었다면 '언제든 너를 기꺼이 도울 준비가 되어 있어'라는 신호를 말과 행동을 통해 때때로 상대방에게 보내줘야 합니다.

"엄마는 네 편이야."

"아빠는 네가 필요한 게 뭔지 궁금해."


신뢰관계가 형성되면 상대방은 내가 해주는 말을 귀담아듣고 행동에 옮기기도 합니다. 이처럼 내 말이 상대방 입장에서 도움이 되었을 때 비로소 '조언'이라고 명명될 수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잔소리를 합니다!

부모님이 자식에게,

선생님이 제자에게,

상사가 부하직원에게,

어른이 아이에게,

형제자매 사이에,

직장 동료 사이에,

친구 사이에,

이웃 사이에,

심지어

처음 보는 사이에도

잔소리를 합니다.


"내가 인생 선배로서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말인데~~~~"

라고 시작하여 지적하고 비난하고 비교하고 자기 자랑하며 얘기하는 그 모든 말이 결국 자기 입장에서만 말하는 소위 '꼰대'들의 잔소리입니다. 듣는 이의 입장은 생각하지도 않고 멋대로 잔소리를 늘어놓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너나 잘하세요!"

"난 당신 인생 후배도 아니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당신 인생에 관심도 없어요."

"내 인생과 당신 인생을 비교하지 마세요! 난 당신과 달라요!"


"힘들지?"라고 먼저 위로해주세요.

"그랬구나!"라고 이해해주세요.

"괜찮을 거야"라고 격려해주세요."

[정신과 의사 김현수 선생님의 '힘, 그, 괜'인사법]


조언은 내가 미리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이 먼저 들으러 옵니다. 그리고 기꺼이 긴 얘기도 지루해하지 않고 듣습니다. 말로만 하는 잔소리꾼은 되기가 매우 쉽지만 삶의 태도와 말과 행동으로 몸소 보여줘야 하는 조언자는 되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저는 조언자가 되기 위해 한 번 뱉은 말은 책임을 지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먼저 경청자가 되려고 합니다. 자녀들과 학생들,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하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바로 훌륭한 조언자의 첫걸음이 됩니다.

"학교 데려다줄까?"

아침마다 엄마가 계속 이렇게 말해서 미안해ㅠㅠ 엄마는 작년까지 누나 매일 등교시켜주다 보니 너도 편할 것 같아서 그리고 네가 너무 급하게 등교하면 정신없을 것 같아 그렇게 날마다 말했는데 오늘 아침에 네가

"그렇게 가까운 거리를 왜 태워다 줘요?"

라고 다소 짜증 섞이게 말했을 때야 비로소 깨달았어! 매일 네가 그렇게 대답했었는데오늘에서야 ㅠ

'내 호의가 상대방에게 불편하면 호의가 아니구나'

'너는 아침마다 엄마 말에 기분이 안 좋을 수 있겠구나'

라고 말이야. 네 입장 생각 못해서 미안해ㅠ

앞으론 네가 먼저 도움을 청할 때만 도와줄게! 그래도 꼭 기억해~엄마는 너를 돕는 게 즐거우니까 엄마 걱정해서 진짜 도움이 필요할 때 그냥 넘어가지만 말아 줘^^

오늘도 공부하느라 힘들 텐데 힘내고^^

사랑해~


-어느 아침 고등학생 아들에게 보낸 카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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