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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WATNEUNGA Aug 28. 2022

제왕성은 바로 당신입니다!

#tvN #드라마 #환혼 #조연은 없다 모두 주연이다! #제주도 탑동

"제왕성의 운명을 타고난 자가 세상을 구하고 천하를 얻으리라!"

제주 탑동에 뜬 올해 가장 큰 블루문

<환혼>이라는 tvN 토일 드라마는 제가 애청하는 드라마입니다. 어제 19회를 보고 드라마 리뷰를 하고 싶어졌습니다.


  이 드라마의 시작이자 화두인 '제왕성'은 누구나 갖고 싶어 하지만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이상향'입니다. 극 중 세자는 다음 왕위를 이을 천상천하 유아독존인 지존의 자리에 있음에도 제왕성의 운명을 타고나지 못한 것에 늘 결핍과 열등감을 느낍니다. 왕은 다음 보위에 오를 세자가 있음에도 제왕성의 운명을 타고난 아이를 얻고자 왕은 계속 후궁을 들여 기어이 만들어내려고 애씁니다.


  사람들은 제왕성의 운명을 타고난 자는 특별하고 범접할 수 없는 위대한 힘을 가진 영웅이라고 생각하며 그를 기다립니다. 하지만 그토록 기다리던 제왕성은 다름 아닌 태어날 때부터 아비로부터 버림받고 힘도 제대로 쓰지 못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아이였습니다. 그래서 누구에게나 무시당하고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릴 뿐 그 아이에게 아무도 가르침을 주려 하지도 않는 불쌍한 처지였죠.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이 꽃길이 아닌 자갈길이었지만 그 아이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신세 한탄하며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습니다. 3일 만에 파문을 당해도 끊임없이 스승을 찾아다니며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노력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쳐졌을 때에도 좌절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서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바꿔보려 죽을힘을 다해 싸워나갔습니다. 한낱 하인에게서도 배울 점이 있다면 기꺼이 스승으로 모시고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가르침을 받아들였고, 갖은 시련에도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습니다.  드디어 자신이 이루고자 했던 단계에까지 올라섰습니다.

  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죽을 고비를 넘기고 벼락 끝에 내몰리며 겨우겨우 힘겹게 쌓아온 자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을 줄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모두를 살리기 위해 기꺼이 자신이 가진 단 한 방울의 물방울을 짜내어 허공으로 날려 보냈습니다. 그 한 방울이 자신의 모든 능력임을 알지만 아낌없이 내어놓을 줄 아는, 그래서 다시 평범한 인간으로, 오욕의 자리로 돌아간다는 것도 다 받아들일 준비가 된, 모든 사람들이 우러르며 오르고 싶어 하는 저 높은 자리를 내려놓고 다시 저 아래 밑바닥으로 떨어지지만 그 결정을 할 수 있는 용기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마치 신의 아들이지만 인간의 몸으로 세상 모든 인간을 살리기 위해 죽은 예수 그리스도처럼.

제왕성은 버릴 줄 아는 사람의 것입니다!


  드라마 <환혼>에서 자신의 것을 움켜쥐고 내놓지 않으려다 모든 걸 놓쳐 버린 당골네 최 씨처럼, 자신의 것이 아닌 것을 탐내다 돌이 되어 굳어버린 환혼인들처럼, 자신의 과오가 밝혀질까 더 큰 과오를 저질러 파멸에 이른 천부관 관주 장강처럼 혹시 더 많이 더 높이 더 반짝이는 것만 추구하며 살고 있지 않나요? 더 좋은 차, 더 넓은 집, 더 비싼 가방, 더 좋은 학벌, 더 좋은 자리를 끊임없이 바라다 가지지 못할 때 좌절하고 낙심하고 있지는 않나요?


  이젠 당신이 지금 가지고 있는 것들을 한 번 돌아보세요. 당연하고 보잘것없고 거저 주어진 것처럼 보이는 것들이 그토록 바라는 반짝거리는 것들보다 훨씬 더 가치 있고 소중한 것들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팬데믹에 빠졌을 때 더욱 깨닫게 해 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에 대한 고마움. 편하게 숨 쉬고 사람들과 대화하고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닌 커다란 축복이고 선물이었다는 사실은 '현재(present)'를 '선물(present)'이라고 여기기에 충분합니다. 더 많은 것을 바라기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까지 기꺼이 다 내어줄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제왕성'이라 불릴 수 있습니다. 제왕성은 다 버려야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 제왕성의 운명을 타고난 '장욱'은 높은 곳에서 밝게 빛날 수 있는 것들을 버리고 지금 자신의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얻었습니다.

한라산 위에 뜬 블루문

  제왕성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어둠과 함께 빛나고 있는 다른 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드라마를 볼 때 주연이라고 불리는 배우들에게 주로 모든 이들의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집니다. 마치 '제왕성'처럼. 하지만 주변의 어둠과 덜 밝게 빛나는 별들이 없었다면 제왕성이 더 밝게 빛난다는 것을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주연을 맡은 배우들 연기도 훌륭하지만 이 드라마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조연'이라는 이름으로 적은 대사와 지문도 혼신의 힘을 다해 연기하는 수많은 배우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환혼> 19회에서 왕비의 몸에 영혼을 환혼해 들어간 당골네 최 씨, '강경헌' 배우님의 열연은 소름이 돋을 정도로 드라마의 몰입감을 높였습니다. 육체의 고통에 반듯하게 앉을 수도 없어서 겨우 몸을 지탱하며 앉아 추혼향을 들고 괴로워하던 모습, 떨리는 손과 흔들리는 눈빛, 진무에게 쏟아내는 분노의 말들, 환혼인을 들키지 않으려 박진이 뿌린 잿가루를 피하려는 처절한 손짓과 몸짓, 정체가 탄로 났음에도 당당하게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거침없이 분노할 때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 내뱉는 대사 한 마디마다 처절함이 묻어나와 경이로움마저 느껴졌습니다. 결코 극 중 역할이 작다고 느낄 수 없을 만큼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강경헌 배우뿐만이 아니라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이 자신의 배역에 최선을 다해 임했기에 드라마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극의 처음과 끝을 열고 닫아준 존재감 뿜뿜, 천부관 관주 장강 역의 주상욱 배우님,


독특한 아이라인 하나로 카리스마를 더하며 냉철한 진요원장 진호경 역의 박은혜 배우님,


약방의 감초처럼 극 중 인물들을 이어주는 허염 역의 이도경 배우님,


빌런들의 사악하고 막강한 힘이 발휘될 때마다 더 큰 내공으로 상대하여 통쾌함을 더해주는 마의 이선생 역의 임철수 배우님,


칠봉 선녀에 비할 바가 아닌 미모로 장욱과 무덕의 사랑을 더욱 단단하게 굳게 해주는 허윤옥 역의 홍서희 배우님,


이 드라마 최강 빌런이자 회차마다 심장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하는 진무 역의 조재윤 배우님,


송림 총수 자리에선 이성과 냉철함으로, 김도주 앞에선 한없이 귀여워진으로 극의 중심을 잡아주는 박진 역의 유준상 배우님,


박진과 러브라인을 만들며 장욱을 아들처럼 키워낸 사랑스러운 김도주 역에 오나라 배우님,


이제껏 나쁜 학생 역할만 하다 선하고 우직한 순정남 박당구 역도 찰떡같이 연기하는 유인수 배우님,


아이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철없는 아가씨 진초연 역을 잘 소화해낸 아린 배우님,


진무, 왕비에게 집중되었던 시청자들의 미움을 한 몸에 받게 된 새로운 빌런, 하지만 인어공주처럼 서울을 살리고도 나설 수 없는 알고보면 애잔한 소이 역의 서혜원 배우님,


총수 박진 옆에 늘 함께 있으며 극의 흐름에 중요한 대사들을 전하는 상호 역의 이하율 배우님,


세자를 수행하며 늘 충직하지만 가끔은 귀여워지는 오내관 역의 이기섭 배우님,


몰락한 가문에서 진호경의 남편이 되어 집안을 살리려 하지만 한없이 따뜻한 아버지인 진우탁 역의 주석태 배우님,


진우탁의 누이이자 밀단의 단주로서 왕비와 당골네 최씨 역을 완벽히 해낸 심소영 배우님,


왕이지만 나약하고 심지가 약하며 제왕성으로 인해 늘 불안한 고순 왕 역의 최광일 배우님,


제왕성의 별자리를 가진 아이를 장강과 환혼하여 얻고 세상을 떠난 고성 왕 역의 박병은 배우님,


드라마의 스토리 전개에서 무덕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고 어려움에 처한 무덕을 살뜰히 돕는 취선루 주월 역에 박소진 배우님,


만장회가 열릴 때만 나오지만 극 전개의 중요한 대사를 던지는 호연 법사 역의 우현 배우님,


진무를 가장 옆에서 모시는 가장 신뢰받는 수하였지만 장욱과 환혼하다 실패해 돌이 되어 죽은 길주 역의 최지호 배우님,


그 외 언급하지 못한 많은 배우님들까지 한 분 한 분 혼신을 다해 연기하시는 모습에 매 회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제 글에서라도 이 분들의 이름을 꼭 불러 드리고 싶었습니다.(드라마 포스터에 나온 네 분은 다른 곳에서 많이 불러주시니 제외) 이 드라마에서 '조연'은 없습니다. 모두 '주연'이십니다!


우리도 모두 각자 인생의 '주연'입니다.

다른 누군가를 위한 '조연'이 아닙니다.

어디에서든 밝게 빛나는

제왕성은 바로 당신입니다!


오늘 밤 tvN 드라마 <환혼>의 마지막회가 기대되네요^^

(드라마 <환혼>에서 '제왕성'은 북두칠성 중 하나지만 저는 우리에게 가장 크고 밝게 보이는 '달'을 올려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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