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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WATNEUNGA Sep 15. 2021

화내지 말고 들어주세요

#화를 잘 내는 우리 아이

장샘: 철이가 요즘 저랑 많은 이야기를 합니다. 1학기 때부터 화가 나면 친구에게 소리를 가끔 질렀는데 요즘 들어 더 자주 친구에게 버럭 화를 내거나 소리를 지르네요ㅠ.ㅠ 그래서 매일 저랑 얘기하고, 과격한 장난을 철이보다 작은 친구에게 하다가(그 친구는 괴로운 표정이어도 멈추지 않고ㅠ) 또 저랑 얘기하고, 오늘은 급식 먹으러 줄 서서 가면서 철이랑 다른 친구 몇 명이 놀리는 말을 반복해서 노래처럼 불러서 얘기하고, 한 친구에게는 철이랑 다른  두 명이 같이 기분 나쁜 말을 큰소리로 했습니다ㅠ.ㅠ 그 말을 들은 친구가 철이만 그랬다고 얘기했는데 철이 말 들어보니 다른 친구도 같이 그런 말을 했다고 하니 내일 다같이 불러서 다시 얘기해보겠습니다.

  그런데 어머님과 얘기하고 싶은 건 철이가 잘못한 부분에 대한 것도 있지만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은 철이의 다음 행동입니다.

  "급식 먹고 선생님이랑 얘기하고 가자"라고 했더니 철이가 급식 검사도 받지 않고 제가 불러도 그냥 나가버리고 저에게 화를 내며 저랑 얘기도 하지 않고 가려고 한 점입니다ㅠ.ㅠ 그래서 얼른 밥 먹다가 달려가서 "선생님과 잘못한 것에 대해 얘기하지 않으려고 하면 부모님이 오셔서 함께 얘기할 수밖에 없다"라고 하니까 그제야 가던 길을 멈추고 제 얘길 들어주었습니다.

  철이는 저 혼자 혼나는 것 같아 억울한 것이 커서 그랬을 수도 있습니다. 자기가 잘못한 것을 계속 지적받으니 듣기 싫었을 수도 있지만 "선생님을 피하면 앞으로 선생님이 철이를 도와주고 싶어도 도와줄 방법이 없어."라고 얘기했습니다.

  그래도 우리 철이의 멋진 모습은 선생님과 힘겹게 얘기했지만 급식실에서 그 친구에게 용기 내서 사과하고 집에 간 것입니다. 또 제가 같이 화내지 않고 차분히 얘기하면 자기 마음도 자세히 얘기하고 잘못한 점은 수긍도 잘하고 맘은 안 내켜도 사과도 잘한다는 겁니다.

  오늘 집으로 돌아오면 철이 얘기를 꼭 들어주시고 혹시 저에게 말 못 했거나 억울한 점이 있다면 꼭 알려주세요. 내일 다른 친구들과도 모두 다시 잘 얘기해보겠습니다.

철이 엄마: 선생님, 철이 때문에 많이 곤란하셨겠어요. 너무 죄송합니다ㅜㅜ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일은 집에 오면 잘 얘기해 볼게요.

  둘째인 철이는 저에게는 애교도 많고 너무 사랑스럽지만 자존심이 강하고 욕심도 많아서 철이의 행동에 가끔 저도  당황스러울 때가 있어요. 둘째고 어리다 생각하여 아빠고 엄마고 철이 뜻을 너무 많이 받아줬나 봐요ㅜㅜ 형도 너무 착해서 동생에게 양보를 많이 해주는 편이에요. 아들 둘이라 가끔 제가 화날 때 소리를 지르는데 그걸 또 제게 배웠나 봅니다ㅜㅜ 그 모습에 저 또한 반성하며 오늘 철이와 그리고 앞으로 친구와 관계에 대해 더 깊게 가르치겠습니다.

  저는 우리 철이가 학교 가서 엄청 잘하고 있는 줄만 알고 있었어요. 앞으로도 철이가 바르지 못한 말이나 행동을 하면 꼭 알려주세요. 가정에서도 잘 가르치겠습니다!

장샘: 철이가 자기 할 일도 잘하고, 해야 할 공부도 제일 먼저 해서 검사 받고, 놀잇감도 놀면 끝까지 다 정리하고, 친구들과 축구도, 종이접기도 잘하며 지냅니다. 칭찬할게 더 많습니다. 그런데 철이랑 정말 성격 안 맞는 친구가 있어서 철이도 스트레스 많이 받는 것 같습니다ㅠ.ㅠ 하지만 맘에 안든다고 함부로 대하거나 무시하면 안되기에, 모든 사람을 존중하는 것을 가르쳐야 하기에 날마다 철이와 얘기한답니다. 잘못보다 칭찬을 더 많이 받으니 너무 걱정마세요^^ 철이가 반장인 날은 정말 찾기 어려운 교실도 잘 찾아서 심부름도 잘하고^^ 학교생활 대부분은 아주 잘하고 있습니다^^~

  더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 부모님도 선생님도 필요한 거죠^^ 화내지 않고 끝까지 차분히, 정확히, 자세히  함께 얘기해야 아이가 스스로 이해하고 고칠 수 있어요^^

철이 엄마: 네~ 선생님. 너무 감사합니다. 철이가 더 바른 인성을 갖고 사랑 많은 아이로 잘 자랄  수 있게 가르쳐볼게요.

  집에 돌아온 철이와 오늘 일 얘기해 보았어요. 친구들과 함께 놀린 것도 잘못한 거고, 자기 행동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반성했어요. 앞으로는 친구에게 소리 지르지 않기로 약속했어요.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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