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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NE WATNEUNGA Jan 30. 2022

한 때 난 바다였어

#강원도 화진포 #석호 #겨울 #바다

어릴 적 바다 같은 세상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될 수 있다는

꿈을 꾸었지.

대통령, 과학자, 탐험가,

모험가, 우주 비행사...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 '장래희망'란에

무엇을 써야 할지 매번 고민할 만큼

나의 한계는 없다고 믿었어.

마치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처럼 말이야.

거친 파도와 뜨거운 태양 따윈

전혀 겁나지 않았어.

배낭 메고 혼자 세계 여행 가기

매년 새로운 익스트림 스포츠 도전하기

5개 이상 외국어 마스터하기

오지 탐험하기

20가지 이상 다른 일 경험해보기

철인 3종 경기 도전하기

하지만 점점 자라면서

하나씩 하나씩 한계가 생기기 시작했어.


"그건 너무 위험한 일이야."

"이 성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이것뿐이야."

"고생하시는 부모님 생각해서

바로 취업해야지."

"네가 하고 싶은 게 아니라

할 수 있는 걸 찾아봐."

"도전과 모험은 사전에나 있는 말이야."

"사람들도 다 그렇게 살아."

"실패하면 어쩌려고 그래?"

"넌 부잣집 아이가 아니잖아."

"꿈? 그건 꿈일 뿐 현실은 달라."

바다같이 넓었던 내 세상은

모래에 갇혀버린 석호처럼 작아져만 갔지.

거친 파도를 헤치며 먹이를 사냥하는

고래가 아닌

양식장에서 주는 먹이로 만족하는

작은 물고기가 되어가고 있었어.

나이가 들수록

바다보다는 호수가 편해지고

정해진 한계 안에서

나름 만족하며 살아왔지만

가슴 한편엔 아련히 들려오는

묻어두고 외면했던

그 소리.

"한 때 난 바다였어."

50세에 하던 일을 그만두고

여행작가가 된 아저씨.

80세가 넘은 나이에

18개 국어를 구사하시면서

또 다른 나라의 언어를

매일 공부하신다는 할머니.

오지에 나가 사람들을 살리는 의사 선생님.

호수에 머무르지 않고

다시 드넓은 바다로 나가는

용기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다시 한번 꿈꿔보는 바다!

자, 바다로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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