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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기옥 Feb 10. 2022

파란 눈 시아버지, 우리 집 아이 (92)

최선을 다한 간호

7월 (2005년)


고맙게도 지금까지 잘 맞던 틀니가 헐렁거려 그동안 틀니용 접착제로 붙이고 식사를 하게 했다. 하지만 그것은 임시적인 것이라 치과의사가 우리 집으로 찾아와 틀니를 가져갖고 틀니를 도톰하게 채우기로 했다. 이틀 만에 찾아온 틀니를 아버지 입에 넣자 전보다 더 맞지 않아 전혀 이로 식사를 하게 할 수 없어 요즈음은 아이들 이유식처럼 뭐든지 끓여서 부드러운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것은 갈아서 주고 있다.

과일도 갈아서 주는데 다행히 입맛이 좋아서 뭐든지 잘 먹는다.

시아버지가 누워있는 환자 침대를 너무 자주 올렸다 내렸다 해서 침대에 딸린 단추가 달린 텔레비전 리모컨 크기의 기계에 볼록한 부분이 납작해져 작동이 안 된다. 욕창이 생길 것 같아 시아버지가 앉아 있는 각도를 끝없이 변경해 줘야 할 것 같아 시도 때도 없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눌렀다. 그래서 기계가 더는 못쓰게 돼 환자들의 필수품을 취급하는 회사에 연락해 새로운 리모컨을 주문했다. 그동안 여러 해 시아버지를 간호하면서 리모컨이 다 닳도록 성의를 다해 돌봤다. 거의 욕창도 없었으니 나는 최선을 다해 시아버지를 보살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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