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풀천지에서 농사 지을 때가 가장 좋았다.'
25년 12월 18일 목요일 이때만 하더라도
난 틈틈이 사진을 올려놓고 머릿속에는 미리 정해둔
소제목 '어머니 죽음엔 식구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란 제목으로 지난날을 돌아보며 믿기 힘든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무거운 감정의 글을 쓰고 있었다.
(어머니 차량 2대 소유지분 옮기고 핸드폰 동생 앞으로
옮겼다. 그리고 체험마을 명의를 물려받고 농협통장
정리 봉화상품권카드 충전해 두신건 먼저 쓰기..
남은 세 남자들 봉화 영주 볼일 보며 내가 운전)
좀 자고 새벽에 글을 쓰려했다. 더 말리려 빨래 잔뜩 늘어둔 내 방에 간신히 이불자리 펴고 오랜만에 깊은 숙면에 빠졌다.(4시간 알람 맞추어둠/새벽 3시경 꿈속 어머니 살아 돌아오시니 잡으려다가 깨어났다.)
그러다 어머니께서 내 꿈에 건강하셨던 모습으로
아버지 손을 잡고 눈물 흘리며 "엄마는 풀천지에서
같이 농사 지을 때가 제일 좋았다." 하시며 몸이 나아서
다시 도와주려고 오셨다는 게 아닌가.
세 남자들은 새집거실에서 심장병에 고생하시다 건강하게 돌아온 엄마를 맞이하며 이젠 걱정 없겠다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그 후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던 것 같은데 돌아서는
어머니 손을 잡으려다가 눈물 젖은 눈으로 깨어났다.
'삼우제'지낸 다음날 동생꿈에 나타나셨는데 아프셨을 때 모습으로 새집거실로 찾아오셨다.
그때 난 없었고 아버지와 본인이 있었다 했다.
장례를 도와준 아버지친구 2분과 어머니병을
나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 써준 삼성의원 원장님
, 아버지 이장 맡으실 때 큰 도움을 준 전 석현2리 이장님 부부를 초대하여 '오삼불고기'대접해 드리자고
어머니께서 말씀하셨고 아버지는 "당신은 돼지고기가
그렇게 좋아"웃으시며 셋이서 손님맞이 음식에 대해
의논하다 잠에서 깼다 하였다.
그때 아프신 모습으로 힘겹게 나타나신 게 마음에 걸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삼우제 지낼 때 생전에 지니셨던 물품 중 가장 좋은걸 신중히 골라 하나씩 태워 보내드릴 때 '틀니'빠진 게 생각이 났다고 했다.
(정성이 부족해 덜 익은 돼지고기 올린 것도 영향이..)
흉한자리를 피해 어머니 모실 수 있도록 도움 주신 분께
전화를 드렸고 어머니 묻히신자리에 땅을 파고 '틀니'
를 묻으면 쓰실 거라는 조언 해 주셨다.
그저께 동생이 '틀니'묻어드리며 마음속으로 생전 좋아하시는 음식 차려 보내드렸다고 했는데
오늘 새벽에 그에 화답하듯 내 꿈에 나타나신 것이다.
아직 아버지 꿈속에 나타나진 않으셨는데
어떤 모습과 말씀으로 찾아오실진 모르겠다.
어머니께서 내 꿈에 다시 찾아왔을 때 말이 안 되는 꿈이라기보다는 깨어나기 전까지 진짜인 줄 착각했다.
"다시 못 보는 줄 알았는데 잘 오셨어요.
어머니 아프실 때는 내가 마흔이란 나이 먹도록 철이 없어 속상하게 해 드렸는데 이젠 말 잘 듣고 나잇값 하도록 할 테니까 오랫동안 풀천지에 같이 있어요.
작년에 어머니께서 강황 먹을게 많이 남아 종자가
남아있어도 아까워하지 말고 몇 년 뒤 다 먹을 때쯤
조금사서 심으면 된다 하셨잖아요.
아버지 고집으로 심어서 지금 껍질 까느라 고생하고
있어요. 껍질 까는 기계를 알아보니 너무 비싸 수지타산
맞지 않아 그냥 하던 데로 여러 날 걸려 벗기는 수밖에
없더라고요.
로봇청소기는 한 식구 같아요.
집안 곳곳을 청소기와 물걸레질을 함께해 줘요.
아가씨 목소리로 물 채워와 다시 청소하러 오겠다고 하고 대화는 일방적이지만 용감히 방턱도 올라가
어머니방과 동생방 돌아다니는데 보시면 되게
재미있을 거예요.
오시기 전에 풀천지된장 반품 들어온 건 처음이라 이해가 안 됐어요. 이 장이 어머니와 같이 하나에서 열까지 얼마나 많은 정성과 세월을 보낸 장인데 그렇죠.
내가 먹어보기엔 맛있기만 한데 왜 그랬을까?
맛있게 건강한 풀천지된장ㆍ간장 다시 만들어 볼까요.."
이 감정과 느낌이 사라지기 전 남기고 싶어 이렇게
바로 글을 써 올린다.
어머니는 풀천지 세 남자들의 마음에 살아계신다.
저세상에 좋은 자리 잡아 먼저 기다리실 뿐
이 세상에 살아있다 돌아갈 때 해보지 못한 일로
후회가 덜 남을 수 있도록 여한 없는 하루하루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