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살이 되는 풀천지재현 독서노트" -78-

'석류와 23년~25년 작부체계 작성'

by 추재현

26년 1월 15일 목요일


"재홍아 어머니 광산김 씨 맞아?" "어 맞아"

어제 글 쓸 때는 잘 생각나지 않아 김해김 씨로 써놓고

계속 궁리를 하니 떠올랐다.


어머니49재가 10일 남았다.

세 남자들은 어머니를 다시 건강하게 해드리고 싶었다.

그러나 본인은 살아날 가망이 없다는 걸 알고 계셨나 보다.


남은 가족들에게 하고 싶은 마지막 글을 남기고

정신이 나갔다 다시 돌아오면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하셨다.


집에서 편히 가족들과 이별을 준비하며 죽을 복을 누릴 수 있는걸 병원에서 고통스럽게 깨워 힘들게 보내드린 게 아닐까 뒤늦게 후회가 된다.


정신이 육신을 벗어날 때 마지막 기억이 중요하댔는데

어머니는 무슨 생각을 하시며 떠나셨을까?


49재가 지나 새로운 육신을 받는다면 무엇으로 다시

태어나실까?


멀게만 느껴졌던 죽음이 가까이에 닥치니

후회 없는 삶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모든 농사일을 어머니께 맡긴 채

세 남자들은 계속 새로운 공간을 짓는 일에 열중했었다.

언젠가는 배워야지 했는데 두 아들은 나이 많은 노총각이 돼 가고 어머니 옆에서 도우며 제대로

손맛과 농사를 배울 수 있는 며느리가 없다는 것이

심장병에 고생하시는 어머니를 더 무리하게 만들었다.


어머니는 떠나며 농사경험을 기록한 노트 여러 권을

유품으로 남기셨다.

남은 가족들 어떻게든 두 아들 결혼하여 아버지 모시고

행복하게 살길 바라는 어머니 사랑이 담겨있었다.


나는 앞으로 어머니가 계시지 않은 풀천지에서 살아가려면 어떤 청사진이 있어야 했다.


그래서 오늘 하루 아버지와 동생에게 시간을 달라 하여

23년~25년 농작물 작부체계 정리하는 시간을 가졌다.


내 책상에 색연필그림 그리는 도구들 모두 치우고

노트북 올리고 컴퓨터 의자에 앉아서 어머니 가계부와

내 농사일지를 비교하며 풀천지 작물들의 생애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분류해 나갔다.


반나절을 노트로 잘못판단 하여 기록해 크게 혼나고

동생에게 작성법을 제대로 배워 그제야 뒤늦게

작성이 되니 다음날까지 하게 되었다.


잘 모르면 아는 척하지 말고 물어서 배우자.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


동생은 저녁에 영주로 나가 옆동네 포클레인기사 형님

식사대접을 하며 형네 회사에 가입해 '미니포클레인기사'로 풀천지농사 지면서 겸할 수 있는지 물어보았다.


한번 나가면 60만 원 정도로 짭짤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미니포클레인 기사는 매력적이다.

그러나 태생이 열악한 환경에 노출된 '미니'는 사방이 뚫려있어 여름에는 덥고 가을ㆍ겨울은 춥다.


무게중심 조금만 잘못되면 전복 위험성도 있고 일이

꾸준하게 들어오지 않고 몰리는 구간에 찾으니

괜히 02와 똑같은 인건비 받는 게 아니라 했다.


한 가지 문제가 중고 세레스덤프트럭이라도 같고

있어야지 시키는 입장에서 메리트를 느낀다 했다.


첫인상은 생각보다 오래간다 하였다.

회사 이름을 걸고 하면 잘해야지 못하고 실수하면 회사전체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소문이 안 좋으면

받아주지 않는다 했다.


안고 갈 리스크가 많다.

3년 전 그래도 어머니 괜찮을 때만 해도 빈자리를 받쳐줄 수 있었는데 지금 동생이 자주 자리를

비우면 가뜩이나 농사꼴이 더 돌아가지 않을 거라는

걱정이 현실이 될 것 같다.


내가 작부체계를 완성하면 그걸 토대로 연구하여 26년 한 해 계획을 잡아보기로 하였다.


당장 석류청을 만드는 법 찾아 담아야 하고

익숙하지 않은 일을 익숙하게 해내야 한다.


먼저 노력해서 알 수 있는 데까지 알아본 후

모르는 부분은 모아서 인연이 허락한 분들께 배워보기로 하였다.


아버지께서 풀천지생활을 하며 만난 인연 중 지금

상황에서 필요한 전문가분들께 연락을 돌렸고

날이 풀리는 대로 배워와 풀천지 삶에 적용해 보기로 했다.


사람은 어떤 환경이든 가장 적응을 잘하는 생명체일까?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하려는 마음가짐대로 살아가게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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