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삶으로 쓴다.(사색을 위한 글쓰기) 4

고추잡채 / 5줄은 들깨 나머지는 토종메주콩 / 말 못 할 비밀

by 추재현

저녁식사를 하지 않는 나를 위해 어머니께서 점심때 고추잡채를 해주셨다.

어제는 동생이 만들어 연태고량주에 맛있게 먹었다고 했다. 새송이가 들어가 식감을 더 살려준다.

밥에 비벼서 양배추 찐 거에 싸 먹었다. 내가 시간이 될 때 우리밀 꽃빵을 만들면 더 고급스러워진다.


풀천지 밭에서 나온 걸로 차려낸 참 찐 감자를 작년에 만든 죽염소금에 찍어 먹는다.

( 껍질에 솔라닌 독성이 있다 들었는데 작은 감자 껍질 벗기기 귀찮아 그냥 먹었다 )


작년에 나도 세줄일기를 통해 구독해 주신 일기친구 3분께 판매해 본 적이 있다.

부모님과 동생의 인간관계로 농산물을 판매해 오다 내 지인에게 판매는 처음이어서 설레는 경험이었다.

들깨밭에서 떨어져 나온 풀뿌리들이 햇살에 말라 거름이 되어준다.


한낮에 바깥에 서있어도 땀이 주르륵 인데 하우스는 잠깐도 고역이다.

이마에 땀이 흘러 입가로 넘어와 짠맛을 남긴다.


"감자 썩은 거 너무 작은 거 고르던 일 다돼 가요. 준비해서 내려갈게요."

감자빈밭에 어제 동생과 포클레인 써레날로 땅 높낮이 맞추고 내가 레이크로 평탄하게 만들어 두었다.

( 플래시 불빛으로 마무리 ) _가장 먼저 일어나 나름의 일을 하고 있던 나

오전 일찍 큰 밭에서 동생과 아버지는 쟁기로 콩골을 타고 어머니께서 5골은 들깨를 뿌리셨다.

나는 작은 레이크로 3배의 흙을 덮어 주었다.


주문받은 감자들을 부쳐주었다. 세분의 고객님

양이 적은 홍감자가 인기는 제일 좋다. (내년에는 더 굵은 종자로 골라 심어보기로 함)

4일 9일 춘양오일장: 차 댈 곳을 찾으러 돌아다녀야 될 정도로 다른 지역에서도 방문 시끌벅적

공사 중인 춘양면사무소 임시사무실에서 민원업무 가업승계농 7월 서류제출 / 담당 세 번째 분 바뀜

(아가씨 두 분에서 넉넉한 풍채의 안경 쓴 청년이 바뀐 업무 파악 위해 평소보다 시간 걸림)

<춘양 양묘사업소> 모종밭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땅이 가물어 스프링클러 여러 대 돌림.


아버지 동생말 들을걸 안 듣고 내가 하고 싶은데로 하다가 차흠집 내서 속앓이 중


'집에 올 때 늦은 참을 저녁으로 먹고 아버지는 참깨밭 너희 둘은 감자정리 하자고 맛나 분식이나 새로 생긴 분식집에서 알아서 저녁거리를 사 오라는 심부름을 시켰는데 내가 먹고 싶던 게 생각나 하나로마트에서 장 본 걸로

말도 없이 바꾸어 버렸다.'


저녁 11시가 넘었는데도 감자정리가 끝나지 않았다.

내일 오전이나 해가지면 마무리될 것이다.

캐야 될 시기를 지나 밭에 있던 만큼 흠이 생겼고 골라내야 했다.


"실패해도 사기꾼이 되지 않을 신용을 쌓아라." _김승호 회장님


장날이면 하나로마트는 차들로 정신이 없다.

뭔가 생각이 나면 나 하고 싶은데로 바꾸어 버려 식구들에게 꾸중 듣고 혼났었다. 그럴 때면 나도 불안해하면서

일단 저지르는 걸 고치지 못한 정신 고질병이다.


갓 1년이 지난 새 차 블루 스타리아는 스크래치에 예민할 시기이다. 근데 하필이면 나라니..

장보고 나오다 흰색 고물트럭 뒤 안전밤바 달아 논거에 살짝 긇히는 소리에 깜짝 놀라 섰다.

"혹시 술좀 드셨나요."

"술은 안 마셨는데 이런 실수를 하다니.."

가만히 주차된 차에 내가 나오다 긁어 누구를 탓할 수도 없었다.

말도 안 듣고 벌어진 일에 정신이 혼미해져 간다.

상대차가 고물에다 뒤범퍼 달아놓은 거라 피해는 없어 그나마 다행인데 후속조치가 미흡했다.


서로 미안하게 되었다며 좋게 헤어졌지만 당시 사고사진이나 연락처를 주고받았어야 했는데

당황하여 나중에 문제가 생기게 될 때를 고려하지 못했다.


가족들에게 말을 할 수도 없었다.

문제 될게 한두 가지가 아니기에 긁은 위치가 자세히 봐야 보이는 거긴 하지만 언제까지 숨길 수

있을까? 그땐 뭐라 말해야 되나!


평소라면 하천부지 들어가는 다리에 한 번이나 두 번에 뒷바퀴로 주차했었다.

그런데 앞에 생각지 못한 사고를 내고 들어오니 무섬증이 생겨 수차례 시도를 하는데 들어갈 수가

없었다. 혹시나 긁을까 봐! 차량 내비와 내려 확인해 보고 앞 뒤 들어서려 계속 해보다 결국에는

다른 공터에다 대고 들어와 가스불 2군데를 서둘러 켜 조리를 시작했다.

식구들은 먼저 늦은 참을 먹으며 TV를 보느라 그 모습을 못 봤다.


맛나 분식 음식을 기대했던 식구들에게 꾸중을 들어가며 맛도 잘 느껴지지 않는 불편한 식사를 하였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하며 넘어갔지만 스크래치가 문제다.

이 글을 쓰면서도 날이 밝아오는 게 두렵다.

트럭처럼 스타리아도 차량색 스프레이 있다면 닦고 뿌려서 감쪽같이 해보려 시도라도 할 텐데

차량용 왁스 걸레로 닦아 조금 부드럽게 해 둔 게 다이다.


큰 고급차의 개방감을 즐기며 몰고 다니던 스타리아는 당분간 멀리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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