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엔딩

by 비오는밤별

지난 4월 1일, 벚꽃이 활짝 피었다. 선생님들 커피를 사러 학원 앞 텐퍼센트에 갔는데 파란 하늘에 분홍을 살짝 품은 하얀 벚꽃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어서 사진을 찍지 않을 수가 없었다.

벚꽃을 눈앞에서 마주 보며 꽃비도 맞고 바람에 흔들리는 꽃 가지들 사이 살짝 살짝 보이는 하늘을 보면 황홀하고 아늑하다. 다를 것 없는 공기인데도 꽃 향기가 배어 있는 것 같고 봄날, 이 순간 벚꽃을 보고 있는 시간에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사진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이럴 때 어김없이 카메라를 켠다. 사람들은 기억하고 싶은 순간, 간직하고 싶은 모습을 사진으로 남긴다. 평면인 필름위에 그날, 그 순간을 입히는 일을 왜 하는 걸까? 바람도 향기도 담을 수 없는 사진인데 말이다.

사진에는 힘이 있다. 신기하게도 사진을 보면 그날의 기억이 다시 되살아 난다. 그 날의 슬픔, 그날의 기쁨, 그날의 냄새, 그 순간의 맛까지 사진은 나를 그 순간으로 데려가 준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기에 소중한 사람과 순간을 오래 기억하고 싶어 사진으로 남겨두는 것이다. 다시 꺼내어 봤을 때 잊지 않고 기억할 수 있도록.

2024년 봄은 어떻게 기억될까? 맛집, 친정, 놀이동산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며 아이들의 웃음소리, 친정 엄마의 따뜻한 손길, 맥주 한잔의 짜릿함까지 모두 떠올릴 수 있겠지?

다만 사진으로 다시 만나기 전 지금 매순간을 즐기며 내 눈과 귀와 피부에 꽉꽉 채워 담고 싶다. 현재에 충실하며 지금을 느끼며 사는 삶, 사진에서 행복한 기운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매 순간을 진짐으로 채워 나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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