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뤼미쌤 Feb 05. 2023

셀프브랜딩을 결심하는 용기


요즘 읽는 재테크 책들에서 빠짐없이 등장하는 키워드는 바로 N잡과 부업, 수입 파이프라인 등이다. 이런 챕터를 읽을 때마다 마음 한 켠이 괜히 불편하고 읽고 싶지가 않아졌는데,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아마도 내가 겸직을 하기 어려운 직업을 가졌기 때문인 것 같았다. 어차피 하지도 못하는데 추가 수입을 늘려라, 나를 브랜딩해서 몸값을 올려라 등등의 말을 읽고 들어봐야 괜히 시무룩해지고 무기력해질뿐이었기에.


교사라는 직업의 금전적 보상은 분명히 충분하지 않다. 월급이 정말 작고(인상률도 물가상승률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수준이며) 공무원이라는 명분으로 세금도 더 많이 떼어가고 심지어 겸직도 되지 않으니 금전적인 측면에서는 매우 제한적이고 동기부여가 되기 어렵다. 그래도 겸직이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서 겸직허가를 받아야 한다. 교사라는 직업은 명예직이라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여러 면에서 모범이 되어야 하기에 보이지 않는 다수(학생, 학부모, 다른 교사, 언론 등)의 시선과 평가의 잣대를 의식해야 하고 부정적 영향을 줄만한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 또 공무원이기 때문에 사적인 영리를 추구해서는 안된다. 나만 느끼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교사라는 직업은 요구되는 것이 지나치게 많은 것 같다. 우리나라 모든 사람이 학창시절을 거치고 또 대다수는 학부모가 되기에 교육, 학교, 그리고 교사는 누구든지 이래라저래라 훈수를 두기 쉬운 익숙한 대상이 되는 것 같다고 느낀다. 많은 사람들은 과연 교사를 전문가로 마음깊이 인정해주고 있을까? 교사가 되는 과정은 쉽지 않고, 여느 직업에서나 마찬가지로 뽑힌 모든 사람이 선하고 업무능력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이상한 교사도 있을 수 있지만, 대다수의 교사는 성실하고 열심히 하며, 꽤나 지난하고 어려운 과정(대학의 교직이수 및 사범대 또는 교육대학원 과정-교생실습-임용고시 일차와 이차)을 거쳐 임용된다. 교사가 학원 일타강사만큼 못가르친다? 그만한 인프라가 전혀 조성되지 않은 탓이 크다고 느낀다. 공립학교의 교사는 수업만 하는 것이 아니다. 수업, 학생상담, 출석체크, 생활지도, 시험출제 및 평가, 수행평가, 행정업무 등 한 명의 몸으로 해야 할 일이 너무 잡다하고 많다. 학원에서는 여러명이 나누어 보조해주는 기본적이고 작은 일까지 모두 교사 한명이 다 해내야 한다. 일타강사는 교재연구, 강의, 출제 및 평가에만 몰입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그게 쉽다는 건 아니다. 정말 힘들고 어려운 일이지만, 교사에게 요구되는 기대는 너무 다양하고 많은 것이 문제의 핵심인 것 같다는 말이다. 또 교사에게 요구되는 수많은 잡무와 높은 질의 수업 및 상담에 대한 기대에 비례해서는 금전적 보상과 인센티브가 현저히 부족하다. 그렇다면 교사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금전적 동기유발 없이 오로지 사명감과 소명의식을 발휘해서 모두가 기대하는 높은 수준의 상담과 수업을 준비하여 공교육의 질을 높이면서도 공무원에게 요구되는 수많은 행정적 문서와 업무를 해내야 한다는 결론인데, 그게 가능하냐는 말이다. 일타강사님들도 건강을 잃지만, 열심히 일하는 교사도 건강을 잃는다. 채움없이 비워지기만 하는 사람에게는 소진감과 체력의 고갈로 인한 몸과 마음의 병이 생긴다. 교사 사회에도 조금은 금전적 보상의 측면이 보완되면 좋겠다는 소망을 말해보려고 했는데 조금 급발진한 것도 같다.


아무튼 그래서 N잡이니 부수입이니 소득의 파이프라인 창출이니 뭐니 다 접어두고, 일단 내가 교사가 되었고 상담교사라는 내 자리에 맞게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상담의 경험을 제공하고 교육적으로 바람직한 길을 알려주는 현재의 역할과 업무에 충실한 것이 가장 우선이라고 생각하기에 괜한 불만을 표출하기보다는 상담교사로서의 나의 가치를 계발하고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기면서 나를 브랜딩해보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장의 수익과 부수입을 기대하는 N잡이 아니라, 나의 성장에 적극적으로 셀프투자하고 그 자기계발과 치열한 고민의 흔적들을 기록으로 남기면서 나의 가치를 높여가는 브랜딩을 해보는 것!  그 시작으로 내가 좋아하는 글쓰기부터 꾸준히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네이버 블로그와 브런치는 상담교사로서의 성장기를 기록하는 공간이어서 조금은 사적인 사회초년생으로서의 고민들은 분리해서 적고 싶어서 티스토리 계정을 새로 만들었다. 새로운 공간에서는 ‘교사’라는 정체성을 조금은 내려놓고 여느 이십대 사회초년생의 우당탕탕한 일상 기록이나 재테크 공부 기록을 해보려고 한다. 인스타그램 계정이 원래 있었는데 공개하는 것에 괜한 심적 부담이 있어 비공개로 유지하다가 올해 셀프브랜딩을 해보기로 마음을 먹은 김에 공개하기로 결심했다. 글을 쓰는 플랫폼도 브런치, 네이버블로그, 티스토리로 늘어나면서 나의 활동을 하나로 모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링크트리로 링크를 만들었다. 브런치에도 링크를 걸어두어 브런치 독자분들도 궁금하다면 열어볼 수 있도록 연결성과 확장성을 갖추어보려고 한다. 작가 프로필란에 링크를 걸어두었다. 시작과 결심은 창대하지만 과연 꾸준히 글을 올릴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목표는 선언하는 것이 성공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하니! 브런치에도 이렇게 올려보는 것이다. 나름대로 용기를 낸 시도라서 그냥 지금 이 정도만으로도 사실 뿌듯하다. 2023년은 조금 더 꾸준히 기록할 수 있길! ​

https://linktr.ee/authenticity365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