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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뤼미쌤 Oct 13. 2021

고궁미인 적용하기


임용을 준비하면서 들은 동상이몽 티쳐빌 연수에서 ‘고궁미인’이라는 표현을 배웠었다. ‘고궁미인’은 고마워, 궁금해, 미안해, 인정해의 줄임말로 상담에서 학생들에게 말해줄 수 있는 표현을 아주 구체적으로 제시해주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다고 느꼈다. 그리고 상담에서 실제로 나도 이런 표현들을 많이 사용한다. 감정을 진솔하게 표현하는 것, 그리고 누군가를 지지하고 위로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글거린다고 느끼기 쉬운 것 같다. 낯간지러워서, 민망해서, 부끄러워서, 오글거려서, 창피해서 등의 이유로 우리는 오히려 나와 가깝고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솔직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 상담가는 상담장면에서만큼은 조금은 뻔뻔하게(?) 진심을 담아 대부분의 주변 사람들이 오글거린다며 해주지 못하는 말을 내담자에게 해줄 수 있어야 하며, 나아가 내담자가 이러한 상담자를 모델링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오글거리더라도 솔직하게 표현하고 수용받는 경험을 상담실 밖 일상에서도 해볼 수 있도록 격려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고궁미인의 각 표현들을 내가 어떻게 사용하는지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살펴보자.


우선 “고마워”. 

“말로 꺼내기 힘들었을텐데 상담실에 와서 네 이야기를 이렇게 해준 게 쌤은 정말 고마워. 말해주지 않았더라면 쌤은 몰랐을거잖아? ㅇㅇ이가 용기 내어 말해준 덕분에 ㅇㅇ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쌤이 알게 됐어.”


그 다음으로 “궁금해”. 

“ㅇㅇ이가 어떤 이유로 상담실에 오게 된건지 궁금하네? 담임선생님이 뭐 때문에 상담쌤 만나러 가라고 얘기해주셨을까? ㅇㅇ이가 말해주지 않으면 쌤은 잘 몰라. ㅇㅇ이가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해주면 좋겠다.”


“아 그래서 힘들었구나. 그 때 부모님 반응은 어떠셨는지 궁금한데? ㅇㅇ이가 힘들어 하는 걸 부모님은 알고 계실까?”


“미안해”라는 표현은 자주 쓰지 않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쓰며, 그런만큼 그 위력이 크다고 느낀다. 어른이 아이에게 괜한 자존심을 내려놓고 내가 네 마음을 먼저 알아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표현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어떤 아이에게는 큰 위로와 치유가 되기도 한다.


“쌤이 지금까지 ㅇㅇ이 얘기를 들으니 미안하네. 이만큼이나 혼자 힘들었는데, 쌤이 조금 더 빨리 알아차리지 못해 미안해. 많이 외로웠지?”


“ㅇㅇ이 그동안 혼자 끙끙 앓느라 힘들었겠다. 쌤은 ㅇㅇ이가 이렇게까지 힘들어하는 줄 모르고 상담신청하는 게 장난이라고 생각해서 예약을 안 잡아줬네. 쌤이 미안해. 이제는 ㅇㅇ이가 힘든 거 쌤이 알았으니까 상담 예약하겠다고 하면 최대한 빨리 예약잡을게!”


마지막으로 “인정해”라는 표현.

 번째로 내담자가 힘들어 하는 상황 속에서도 내담자의 강점을 찾아 인정해주기 위해 사용할  있다.

“ㅇㅇ이가 친구관계 때문에 버겁고 힘든 마음이 있구나. 가운데에서 친구들 고민 다 들어주고 중재하려면 ㅇㅇ이가 마음이 무겁겠다. 그래도 그동안 그렇게 잘해온 거 쌤은 인정해주고 싶어. ㅇㅇ이가 애들 얘기를 잘 들어주니까 애들도 고민을 많이 털어놨을거니까. 잘 들어주고 갈등을 중재하는 것은 ㅇㅇ이의 강점이기도 할거야. 그렇지만 내가 잘하는 것일지라도 여전히 버겁고 힘들 수 있는 거니까, 힘들면 ㅇㅇ이는 쌤한테 와서 털어놓으면 좋겠다. 어때?”


두번째로 내담자는 알아차리지 못하는 내담자의 변화를 언급하며 지지하기 위해 “인정해”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

“우리가 만난지 3개월 정도가 흘렀는데, 쌤이 보기에 ㅇㅇ이는 많이 성장했는데? 쌤한테 말도 곧 잘하고 ㅇㅇ이 감정도 더 솔직하게 표현할 줄 알게 된 것 같아. 쌤이 인정해! 대견하네.”


다음에는 내가 자주 쓰는 말을 소개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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