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혁으로서의 연결 - 연대의 영성

"관계의 회복과 연대가 참된 변혁이자 영성이다" - 와이비&포레

by 일이상삶

와이비&포레 공저


현대 사회에서 인간의 소외와 비인간화는 더 이상 공식화된 계급 정체성으로 직접 드러나지 않는다. 오히려 단단하게 구조화된 계급 질서를 이미 불변의 것으로 내면화한 개인들이, 집단적 변혁이 아니라 개인적 탈출 전략으로 대응하는 양상으로 나타난다. 이러한 대응은 왜곡되고 파편화된 저항의 형태를 띠며, 과거 체제 전복을 지향하던 혁명적 상상력 대신 인간 소외를 심화시켜 온 물질주의적 실천들로 전환된다. 코인·주식·부동산 투기는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와 같은 시도들은 구조를 전복하기보다 현재의 헤게모니와 공생하며, 기존 구조를 변주하는 동시에 재생산한다.


이러한 구조적 소외와 비인간화의 양상은 삶의 방식에 대한 개인적 선택의 문제로 환원되기 어렵다. 탈구조적 변혁 대신 개인적 상승의 가능성에 기대는 선택은, 현행 자본주의의 병폐를 비판하거나 개선하기보다는 사회적 문제를 묵인한 채 자본 축적을 삶의 핵심 전략으로 삼게 만든다. 그 결과, 사회와 역사를 지탱해 온 공동체와 공공선, 인간적 가치들은 점차 주변으로 밀려나고, 물질적 성공과 효율성의 논리가 삶의 기준을 대체한다. 가족, 이웃, 도덕과 같은 전통적 가치들 또한 개인의 삶에서 후경으로 밀려나며, 사회적 유대는 점점 약화된다.


신앙인의 관점에서 나―우리는 이러한 소외와 비인간화의 지속을, 사회 질서를 바꿀 수 없는 현실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인식의 물상화와 죄성의 결과로 이해하고자 한다. 죄로 인해 하나님, 타인, 사회와의 관계는 단절되었고, 기독교 신앙은 예수를 통해 이 단절된 관계의 회복을 증언해 왔다. 반면에, 자본 축적을 통해 자기 소외를 극복하고자 하는 개인들의 태도는, 탈계급을 지향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합법화된 수단과 방법을 통해 기존 자본주의 질서를 오히려 공고히 한다. 이 과정에서 고통받는 타자들은 ‘나와 분리된 존재’로 인식되며, 윤리적 책임과 연대의 대상에서 배제된다. 인간이 만든 질서를 절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이러한 상태는, 더 이상 구원의 필요를 자각하지 못하는 인식 구조에 가깝다. 죄는 인간을 고립된 개인으로 만들고, 본래 관계 속에서 형성되어야 할 삶을 경쟁과 도구적 관계로 전도시킨다. 결국 이렇게 형성된 개인들의 집합이 현대 사회의 핵심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구원은 개인의 내적 상태나 도덕적 개선으로 환원될 수 없다. 그것은 죄로 인해 단절된 관계를 다시 관계로 인식하게 만드는 전환이며, 인간이 절대화해 온 질서와 거리 두기를 가능하게 하는 사건이다. 다만 이 구원은 단번에 완성되는 상태가 아니라, 역사 속에서 인간의 삶과 관계가 다시 재구성되는 과정을 통해 드러난다. 이 긴장 속에서만, 개인의 탈출 전략으로 포장된 저항과 복음이 요청하는 삶의 방식 사이의 간극이 분명히 드러날 것이다. 그리고 이 간극은, 우리가 무엇을 성취해야 하는가가 아니라 어떤 방향으로 살아야 하는지를 묻는 실천의 좌표로 기능할 것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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