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를 연금과 연결하자

불평등의 두 축을 하나로 묶는 해법

by 일이상삶

자산 불평등이 한국사회 불평등의 핵심


한국 사회의 불평등을 추동하는 힘은 점점 더 부동산을 매개로 한 자산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처분가능소득 지니계수는 0.38대에서 0.32대 수준으로 낮아지며 소득 불평등은 다소 완화된 반면, 소득·자산·교육·건강을 함께 본 다차원 불평등 지수는 되레 상승했고, 이 중 자산의 기여도는 2011년 25%대에서 2023년 35%대까지 뛰어올랐다. 국회 분석에 따르면 2011년에는 불평등에 대한 소득의 기여도가 38.9%로 가장 컸지만, 2023년에는 자산의 기여도(35.8%)가 소득(35.2%)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자산 불평등의 중심에는 부동산이 있다. 가구 자산의 약 75%가 부동산에 묶여 있고, 아파트 가격의 지역·세대·계층 간 격차가 자산 지형을 갈라놓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반복해서 제기된다. 자산 불평등이 심화되면 사회 이동성이 떨어지고, 불평등이 세대와 계층을 따라 세습된다는 점에서 문제의 성격은 단순한 소득격차보다 훨씬 더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위험을 내포한다.



정책보다 강한 정서: ‘내 집은 건드리지 마라’


그러나 정부가 부동산 불평등을 정면으로 다루기란 쉽지 않다. 가로막는 것은 정책기술이 아니라 정서다. “내 집은 건드리지 마라”, “집에 왜 세금을 내야 하냐”는 인식은 세대를 가로질러 광범위하게 공유되고, 세금 논의를 곧바로 ‘박탈감’의 언어로 전환시키는 힘을 가진다.


하지만 한 걸음 물러서 보면 부동산 가치, 특히 토지가치는 분명 개인의 노력만으로 형성된 것이 아니다. 개별 건물의 품질·투자도 일정 부분 기여하지만, 위치에 따른 토지가치 격차를 설명하는 핵심 변수는 여전히 도로·철도·지하철·학교·공원·치안·문화 시설과 같은 공공 인프라와 집단적 환경이다. 조지스트(Georgist) 전통이 강조해온 것처럼, 토지가치는 사회 전체가 함께 만들어낸 공동 산물이라는 인식에는 충분한 이론적 근거가 있다.



실패한 것은 정책이 아니라 ‘설득의 언어’


역대 정부는 부동산 불평등 완화를 위해 보유세 강화, 종합부동산세 도입, 공시가격 현실화 등 다양한 정책을 시도했다. 종부세 도입 당시에도 세수의 의미 있는 부분이 지방재정과 지역균형 발전에 투입되었지만, 대중의 기억에 남은 것은 ‘세금 폭탄’, ‘강남 때리기’라는 슬로건뿐이었다. 설계 상의 논란과 집행 과정의 문제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정책의 선의와 목적은 서사의 힘을 이기지 못했다.


즉, 실패한 것은 단지 세부 세율이나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아니라, 국민이 이해하고 수긍할 수 있는 정치적·서사적 브랜딩이었다. 조세·복지 정책이 현실에서 작동하기 위해서는, 숫자와 제도 설계 위에 “왜 이 세금을 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설득의 언어가 얹혀져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지금 가장 절실한 의제는 ‘연금’


사회적 설득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정책이 국민이 ‘지금 여기서’ 가장 절박하게 느끼는 의제와 접속해야 한다. 현재 한국에서 그 의제는 단연 국민연금이다. 초고령화와 초저출산은 제도 설계 당시의 가정을 훌쩍 뛰어넘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고, 여러 차례의 공식 장기 재정추계는 현행 제도 유지 시 국민연금 기금이 2040년대 초반 운용수지 적자 전환, 2050년대 중반 전후 소진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한다.


미래 세대는 “내가 낸 만큼 돌려받을까”를 걱정하고, 현 세대는 “보험료 인상과 급여 삭감이 동시에 올 것”을 우려한다. 연금 개혁 논의가 반복될수록 세대 간 불신과 피로감만 쌓이는 악순환도 나타난다. 세대 갈등의 한복판에 국민연금이 있다는 진단은 더 이상 과장이 아니다.



두 난제를 하나로 묶는 발상: 보유세–연금 연계


여기서 하나의 정책 연결고리를 떠올려볼 수 있다. “사회정의를 위해 보유세를 올리자. 그 세금을 국민연금 재정에 투입하자.” 이 메시지는 단순한 조세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정책의 브랜딩을 새롭게 짜는 시도다.


지금까지 보유세는 ‘정부가 가져가는 돈’,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국가 의제에 쓰이는 세금’이라는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이 서사는 국민 개개인의 일상적 체감과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보유세가 국민 모두의 노후와 직결되는 연금 재정에 귀속된다면, 논리의 구조가 사뭇 달라진다. 지방균형발전처럼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개인에게는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지던 명분 대신,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우리의 미래 위험’—연금과 사회기초안전망—을 다루는 의제와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는 ‘부동산 불평등’과 ‘연금 불안’이라는 두 난제를 기술적으로만 묶는 것이 아니라, 정책 설득의 언어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다. 보유세를 ‘내 집을 건드리는 세금’이 아니라 “현재의 자산구조가 만들어낸 부담을 미래의 사회안전망 강화로 전환하는 회로”로 재포지셔닝함으로써, 납세자의 정서와 국가적 필요 사이의 간극을 줄여 보자는 제안이다.



OECD 평균보다 높다? 구조적으로 보면 다른 이야기


물론 전제는 분명히 해야 한다. 한국의 보유세 규모는 GDP 대비 기준으로 이미 OECD 상위권에 속한다. 일부 연도에는 재산세·종부세 등 보유세 수입이 GDP 대비 약 4% 중반까지 올라가 OECD 평균의 1.5~1.7배 수준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있다. 따라서 “한국은 보유세가 유난히 낮으니 무조건 올려야 한다”는 식의 주장은 사실에 기초하지 않는다. 그러나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한국은 보유세 비율은 높은 편이지만, 실효세율은 자산 규모·유형·보유 형태에 따라 편차가 크고, 특히 취득세·양도소득세 등 거래세 비중이 국제 비교에서 매우 높은 독특한 구조를 보인다. 보유세 부담이 고가 다주택과 실수요 1주택 사이에서 얼마나 공평하게 나뉘는지, 거래를 통해 자산 이동과 세대 간 이동을 얼마나 막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꾸준히 문제 제기가 있어 왔다.


따라서 핵심 질문은 “보유세가 높으냐 낮으냐”가 아니라, “누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부담하고 있는가”에 가깝다. 한국형 부동산 세제의 왜곡된 구조를 손보되, 그 방향을 국민연금과의 연계로 잡는 것이 바로 여기서 제기하는 제안이다.



왜 보유세–연금 연계인가: 네 가지 장점


(1) 조세정의의 서사가 더 명확해진다

“공동체가 만든 부의 상승분을 공동체가 다시 나눈다”는 서사는 추상적인 평등 담론보다 훨씬 직관적이다. 자산 불평등 확대의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는 부동산 가격 상승분의 일부를 사회가 환수해, 그것을 다시 국민 모두의 노후소득 보장에 사용하는 구조는 ‘불로소득 과세’와 ‘연금 보장’이라는 두 가지 명분을 하나의 슬로건으로 결합한다.


(2) 연금 재정의 ‘기초 체력’을 보강하는 수단

보유세 인상분만으로 연금 재정을 완전히 안정화할 수는 없다. 장기 추계 상 수천조 원 규모에 이르는 재정 갭을 고려하면, 보험료율 인상과 급여 조정 없이 해결할 수 있는 마법의 해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보유세–연금 연계는 보험료율 인상, 급여 구조조정, 사각지대 축소와 함께 재원 구조를 다변화하고, 부담을 보다 공정하게 나누는 보완적 수단이 될 수 있다.


(3) 정책 설득의 언어를 바꿀 수 있다

보유세 논쟁은 ‘세금 폭탄’ ‘강남 때리기’ 프레임에 갇혀 있고, 연금 개혁 논의는 “미래 세대에게 빚을 떠넘긴다”는 도덕적 압박 속에서 진행돼 왔다. 두 논의를 결합하면, “부동산 가격 상승의 혜택을 본 세대가 그 부담을 안고 있는 세대의 노후를 함께 책임진다”는 세대 간 상호부조 서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는 특정 지역·계층을 겨냥한 ‘때리기’가 아니라, ‘세대 간 공정 협약’을 구축하는 시도로 포지셔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 설득력도 갖는다.


(4) 실질적 세대 연대를 설계할 수 있다

고령층에는 자산은 있으나 소득이 부족한 ‘하우스 푸어’가 적지 않고, 청년층은 아예 자산 형성의 출발선에 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보유세–연금 연계를 설계할 때에는

- 고령 저소득 1주택 실거주자에 대한 충분한 공제·과세 이연·분납 장치,

- 다주택자·고가 주택·비거주용 토지에 대한 상대적으로 높은 실효세율,

- 마련된 재원을 연금 사각지대 해소,

- 저소득층·청년층의 최저연금 보장 강화 등에 우선 사용하는 지출 규칙 등이 함께 설계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구체적 장치가 뒷받침될 때, “자산이 있는 고령·중장년층 → 자산 없는 청년층·불안정 노동층”으로 이어지는 실질적 이전과 연대 구조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실제 효과는 세부 설계와 집행에 따라 크게 달라지겠지만, 최소한 방향성 차원에서 세대 간 공정한 부담과 혜택의 재조정을 시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셈이다.



만능은 아니지만, 검토할 때


물론 이 방안이 만능열쇠는 아니다. 국민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려면 보험료율 인상과 급여 조정, 사각지대 해소, 기금 운용의 효율성 제고 등 다층적인 개혁이 불가피하다. 부동산 세제 개편 또한 보유세뿐 아니라 양도소득세·상속·증여세, 금융자산 과세와의 종합적인 조정을 수반해야 한다.


그럼에도 보유세–연금 연계 제안이 의미를 갖는 이유는, 한국 사회가 가장 예민하게 느끼는 두 의제—부동산 불평등과 연금 불안—을 하나의 정책 서사로 엮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정교한 재정추계와 분배 영향 분석이 병행돼야겠지만, 정책이 실제로 움직이기 위해서는 숫자를 넘어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는 이야기가 필요하다.

부동산 불평등을 완화하고, 연금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며, 세대 간 공정한 부담과 혜택의 균형을 모색하는 현실적 조합 가운데 하나로서, 이제는 보유세를 연금과 연계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해 볼 시점이다.



* 본 칼럼은 저자가 선정한 주제 및 주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ChatGPT가 초안을 작성하였고, Perplexity가 근거를 검토하여 수정하였습니다. 총 작성 시간은 약 30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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