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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효정 Mar 09. 2022

러-우크라 침공, 전쟁으로 출렁이는 비트코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상자 수가 늘고 있습니다.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평화를 외치며,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죠. 


국제사회도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 행위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파병을 하는 등 군사적인 행동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강력한 경제 제재로 러시아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어떤 경제적 이슈를 낳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글로벌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공포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세계 원자재 수급에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인 만큼, 에너지 가격 급등을 촉발시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영국 등의 주요국 정상들은 러시아 5대 은행을 전세계 은행간 송금 시스템인 스위프트(SWIFT)에서 배제하고 러시아 중앙은행의 자산을 동결할 것임을 밝혔습니다. 러시아에 대한 수출입 통제와 스위프트 퇴출 등 제재 강화로 국내 중소기업은 무역·자본·에너지·원자재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됩니다. 유가와 환율도 급등하고 있죠.


러시아 주가지수는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된 지난 2월 24일에 작년 10월 고점 대비 68%나 폭락했었고, 뉴욕 증시에 상장된 러시아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 ‘VanEck Russia ETF’(티커: RSX)는 지난 2월 16일 이후 보름 만에 57.5%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러시아 국민들은 은행에서 현금을 인출해 유로화나 달러로 환전하고 있으며, 외환시장에서 러시아 루블화 가치가 폭락하자 러시아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기존 9.5%에서 20%로 올리는 극약처방을 내놓기에 이르렀습니다. 


국제유가와 금값 급등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국제유가와 금값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시간으로 2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8%(7.69달러) 급등한 103.41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8일 국제유가는 배럴당 139달러까지 치솟으며 유가 불안정 현상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전쟁이 장기화 되면서 배럴당 300달러 돌파 전망까지 나오고 있죠. 


전쟁에 따른 피해가 커지고 서방 국가들의 대러시아 제재 수위가 높아지면 글로벌 원유 공급망에 차질이 초래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가 세계 3위 산유국이기 때문이죠.


국제 금값도 급등했습니다. 9일 기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하며 1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정쟁과 같이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안전자산의 가격은 치솟기 마련이죠. 금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입니다. 


암호화폐 흐름은? 


그렇다면 코린이들의 최대 관심사인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흐름은 어떨까요. 


디지털 자산운용사 반에크(VanEck)는 비트코인과 금이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적인 위기가 높아짐에 따라 비트코인의 안전자산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세계적인 주가 하락에 반해 비트코인의 중장기 투자가치가 주목받는다는 분석이죠.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서도 비트코인이 안전자산으로 떠올랐을까요? 아닙니다. 오히려 러-우크라 사태 초기에는 비트코인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반에크의 분석과 달리, 최근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는 안전자산이 아닌 불확실성이 높은 자산으로 취급받고 있습니다. 아직은 암호화폐의 내재가치가 불분명한데다, 특정 이슈에 따라 가격 등락이 너무 심하기 때문입니다. 


비트코인의 투기적인(?) 요소는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에서 다시 부각됐습니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의 스위프트 축출을 결정하는 등 대러 제재가 강화되면서, 러시아인들과 우크라이나인들이 비트코인을 대거 매수하면서 지난 1일 오전 6시 30분 기준 비트코인이 11% 이상 폭등했습니다. 러시아 루블화가 30% 가까이 폭락하면서 러시아의 부호들이 비트코인 사재기에 나섰고, 전쟁으로 금융시스템이 마비된 우크라이나인들 역시 비트코인 구매행렬에 동참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 루블화의 가치가 폭락하자 '대체 투자자산'으로 주목받고 있어서죠.


지난해 말 6만 7000달러까지 올랐던 비트코인 시세는 올해 초 하락하기 시작해 러시아의 침공일인 2월 24일에는 3만 5000달러선 아래로 떨어졌었습니다. 그리고 침공 이후 닷새 동안 비트코인 가격은 13% 올랐습니다. 또한 9일에는 가상자산 행정명령'에 대한 미국 재무장관의 성명서가 미리 공개되면서 24시간 대비 8.14% 상승한 4만 2100달러 선으로 상승했습니다. 


전쟁과 코로나19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경제적 위기에서 공격적인 암호화폐 투자로 이득을 보는 사례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이것이 코린이들의 투자 지침이라면 지침이 될까요. 


비트코인이 금과 같은 전통적 의미의 안전자산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해졌습니다. 그렇다고 안전자산이 아니라고 명확하게 정의할 수도 없습니다. 분쟁지역에서 각종 제재와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화폐'로 통용될 수 있다는 것이 입증됐기 때문이죠. 스위스쿼트 은행의 수석 애널리스트 아이펙 오즈카데스카야는 "가상화폐는 당장 현금화할 필요가 없는 자산을 위한 강력한 가치 저장소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쟁을 통해서 얻는 교훈은 일상의 소중함입니다. 코인 투자자들의 입장에서 얻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전쟁과 같은 비극 상황에서 적극적인 코인 투자를 하라는 것을 교훈으로 삼으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투기적 요소가 입증된 것을 투자 교훈을 삼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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