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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미 May 14. 2023

지금이라도 실행하면 어때요?

진짜 나를 만들기

 

‘진짜가 나타났다’라는 드라마를 보았다. 그 드라마에 ‘강부자’라는 배우가 나온다. 배우 강부자는 드라마에 나올 때 자주 심술궂은 시어머니 역할로 자주 나오는데 이번에도 그렇다. 배우 강부자는 드라마에서 아들 내외, 손자, 손주 며느리까지 모두 함께 사는 대가족이다. 나이 많은 할머니라도 집 안에서의 권력은 대단하다. 할머니 말 한마디면 모든 사람이 재빨리 움직인다. 할머니는 경제에 관한 뉴스를 라디오나 텔레비전으로 챙겨보며 필요한 정보를 꼼꼼하게 외워 가족들에게 이야기한다. 가족들은 그런 할머니에게 세상을 꿰뚫어 본다며, 모르는 게 없다며 칭찬한다.      


사실 그 할머니에게는 비밀이 있다. 한글을 읽지 못한다는 거다. 한글을 읽지 못한다는 걸 손주 며느리인 친정엄마에게 들켜 버렸다. 손주 며느리 친정엄마는 어렸을 때 한글을 깨치지 못해 노인학교에 다니며 한글을 깨우쳤다. 한글을 모르는 할머니들을 보면 귀신같이 알아본다. 자신이 가졌던 결핍이었기에 다른 사람의 행동에서 그런 부분이 눈에 띄었는가 보다. 손주 며느리의 친정엄마는 글을 읽을 줄 모르면서 평생 가족들을 속이며 연기해야 하는 할머니의 인생이 불쌍하다고 했다. 사실 할머니는 대궐 같은 집에 가지고 싶은 건 모두 가질 수 있는 부와 명예를 가졌다. 시간과 돈이 있으니 한글을 배울 기회도 얼마든지 있었을 거다. 모른다는 걸 인정하기 힘들어서 긴 세월을 힘들게 지나온 것 같다. 드라마의 내용이었지만 여운이 남는 내용이었다.     


현인들은 모르는 걸 부끄러워하지 말라고 한다. 모르는 걸 모른다고 인정하기는 모르는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 부끄러워지는 정도가 다른 것 같다. 사람의 인생 전번에 걸쳐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이 보이지 않게 나누어져 있을 거다. 어떤 부분에서는 몰라도 당당할 수 있고, 어떤 부분에서는 모르면 당당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 나 자신만 알 수 있게 눈속임을 하며 살아가기도 한다. 사실 남을 속이며 사는 건 괴로워지는 일이다. 특히 배움에 관한 일과 지식에 관한 일이면 모른다고 하기기 힘들어지는 것 같다. 


드라마 내용 중에는 노인학교에 다니는 사람이 남편에게 ‘고졸’이라고 거짓말하고 결혼했다며 평생을 ‘거짓 고졸’로 살아온 사람의 이야기도 나온다. 노인학교에 다니는 아주머니는 열심히 공부해서 고졸 검정고시에 꼭 합격하고야 말 거라는 다짐을 하기도 했다.     

부자 할머니와 노인학교에 다니는 아주머니의 차이점은 실행력에 있다. 부자 할머니는 창피해서 돈이 많고 시간이 많아도 배움을 실행하지 않았다. 노인학교에 다니는 아주머니는 늦은 나이에라도 노인학교에 들어가 배움을 실행하고 있다. 노인학교 다니는 아주머니는 배움에 관한 희망이 있고. 미래도 꿈꾼다. 


나이가 들어도 자신의 꿈 밭을 가꿀 수 있어야 한다. 식물을 키우려면 3대 요소인 물, 바람, 빛이 필요하다. 자신의 꿈에도 물, 바람, 빛에 해당하는 3대 요소를 골고루 배분해 주어야 한다. 열대 우림에서 식물들의 잎이 제작기 다른 이유는 일종의 생존 전략이라고 한다. 구멍 난 잎은 윗잎이 아랫잎에 빛을 투과시켜 주려는 것이고, 특이한 무늬의 잎은 벌레가 파먹은 것처럼 보이게 해서 벌레를 피하려는 전략이다. 

배움에 관한 일도 자신만의 생존 전략으로 실행해 보면 어떨까 한다. 위장술이든 타인의 도움이든 무엇이든 좋다. 몰라서 부끄러워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영원히 부끄러워지지 않도록 실행을 해보는 게 자신이 행복해지는 길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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