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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정미 May 27. 2023

조금씩 버텨간다

나의 성장 느끼기


<마음이 무너질 때마다 책을 펼쳤다>를 출간하고 한 달이 훌쩍 지났다. 그동안 책에 관한 홍보 활동으로 sns에 매일 1회 책 올리기, 줌으로 강연하기, 서평단 꾸리기 등 많은 홍보 활동을 해왔다. 일상적으로 삶을 유지하기 위한 일을 하면서 추가로 일을 더 하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초고만 완성하면, 투고만 하면, 책이 출간되면이라며 조금씩 버텼는데 하나의 일이 끝나면 곧 다음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출간 후 작가로 활동하며 내가 생계로 하고 있는 일에 지장을 주지 않는지 매번 점검해야 했다. 여러 가지 일을 완벽하게 한다는 건 애초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완벽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하나의 일을 더 할 때 현재 몸 담고 있는 일들에 지장이 없게 해야 한다는 게 제일 큰 과제였다. 출간하며 매일 ‘어떻게 해결하지?’를 늘 고민하며 여기까지 왔다.
가을 학기부터는 문화센터나 도서관 북토크를 해보려고 계획서를 쓰고 있다. 원래는 6월에 내가 주최하는 독서 모임을 만들려고 돈을 들여서 수업까지 들었는데 더는 무리를 하면 안 될 것 같아서 하반기로 미루어 놓았다. 급하게 먹는 밥은 체하는 법이다. 남들이 이루어 놓은 것들에 조바심 내지 말고 나의 상황에 맞게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한다.
 
이런저런 생각들로 마음이 복잡한 시간을 보냈다. 어제 인스타 세상에서 만난 인친이 사진을 보내 주었다. 인친이 자주 가는 북카페에 내 책이 있는 걸 보고 반가워서 사진을 찍었다며 보내 준 사진이었다. 사진을 보는 순간, 그동안 복잡했던 마음들이 갑자기 좀 더 힘을 내자는 마음으로 바뀌었다. 요즘 인친들이 내 책을 읽고 sns에 서평을 올려 준다. 서평들을 보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얼굴도 모르고,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독자들이 고마워서 댓글을 단다. 그러면 독자들은 나의 댓글을 보고 행복해한다.
 
살다 보면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일을 하게 되고, 일하는 과정에 실수와 실패와 좌절의 순간을 딛고 나만이 느끼는 성공의 맛을 느끼게 된다. 아무도 모르게, 어느 순간 느끼게 되는 ‘성공의 맛’이다. 다른 사람이 볼 때는 아직 성공이 아니라고 할지 몰라도 나만이 느끼는 성공의 순간이 있다. 삶을 이어갈수록 다채로워지고, 그런 다양성을 받아들이게 되는 과정이 나를 성장하게 한다. 조금씩 견디며 버텨간다는 것, 아무것도 아니게 하루를 그냥 넘기는 것 같지만 그 안에 소소하게 느껴지는 작은 성공들이 촘촘하게 쌓인다. 조금씩 쌓아온 많은 것들이 지친 나의 빈틈을 메워 나를 일으킨다. 일으킨 마음이 부정적인 바람에 눕지 않도록 잠시 머물렀다 나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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