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글이 다른 울림을 준다는 건 나이가 주는 축복일까 불행일까.
말을하고 글을 쓰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사람들마다 취향도 다양하다.
나는 읽기 쉬운 글을 좋아한다.
오랜시간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해서 그런지.
나는 모두가 쉽게 읽을 수 있지만 마음의 울림을 주는 글이 가장 멋진 글이라고 생각한다.
읽기 쉽다고해서 쓰기 쉬운건 아니다.
적어도 누군가의 마음에 파동을 일으키려면
자신의 삶에서
이해를, 공감을, 눈물을, 웃음을
겪어봐야만
한 줄 한 줄이 쓰여지는 것이다.
감탄을 하며 읽은 글들은 꽤 되지만
살면서 가장 충격적인 글은
안도현 님의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다.
너에게 묻는다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한번이라도'
'한번이라도'
내 모든것이 내어주고 재가 될 만큼.
그런 사랑은 과연 가능하기는 한것인가.
내가 하고 있는 사랑은 그런 사랑이 맞는 것인가.
의심한적 없었던 그 사랑이 휘청이고 있다.
변해간다.
방울방울 맺힌 눈물 끝에 붙잡고 있던 그 사랑을.
재가 되어도 좋을 만큼 사랑했던 그 사람은.
어린 날의 그의 시는 나에게 감동만을 주었는데,
마흔을 앞두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가고 있는 나에게
시를 읽는 마음이
왜 이렇게 서글퍼 지는지.
한번이라도 뜨거웠던 연탄재가 부러웠는데.
연탄재는 결국 버려진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
마음 한구석을 저리게 한다.
한번이라도 뜨겁지 않을 것을 두려워 했던 그 시절의 나.
이미 재가 되어 예정된 미래를 두려워 하는 지금의 나.
같은 글이 다른 울림을 준다는 건 나이가 주는 축복일까 불행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