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래기
서슬이 퍼렇다
내세울 건 없으면서
자존심만 세더라는
소문이 맞는 듯
가을 끝자락 된서리에도
기세가 등등하고
처마 밑에 매달려
비바람에 시달려도
질긴 근성 버리지 못하더니
어쩌다
욕심도 내려놓고
겸손해졌는지
조금만 삶아도
말캉말캉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