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무사 공부법
대학시절 나는 좋은 친구를 사귀었다. 지금도 종종 만나 지난 시절을 이야기하고, 다가올 미래에 대해서 조심스럽게 얘기한다. 학번은 저마다 달랐지만 함께 공부를 하는 시간이 즐거웠다.
대학 시절 만남은 누구나 그렇듯 어색했다. 다만 특이했던 점은 우리가 만난 장소였다. 서로를 모르는 대학생들이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장소는 학교 앞 호프집이나, 동아리 활동을 통해서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친구들을 만난 장소는 강의실 앞자리였다. 매번 주변에 같이 앉다 보니 자연스레 인사도 하고 말도 트고 지내게 되었다.
수업을 들을 때는 딴짓 한 번 하지 않고 경청했고, 쉬는 시간에는 서로 들었던 강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점심시간이 되면 같이 밥을 먹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중요한 것은 이 부분인데, 그 누구도 놀러 가자고 말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우리는 자연스레 도서관으로 향했고, 자리를 잡고 공부를 하는 데 서로가 몰두했다. 내가 한동안 동아리에 눈이 팔려 다른 활동을 잠시 하긴 했지만 그 와중에도 친구들은 도서관으로 향했었다.
도서관에서 한 책상을 잡고 3~4명이 같이 공부를 하는 경험은 생각보다 기분이 좋았다. 같은 공부, 같은 시험을 준비하다 보니 서로에게 질문도 하고 가르쳐주기도 했다. 그렇게 형성된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았고, 나는 대학시절 내내 크게 어긋나지 않고 공부를 할 수 있었다.
그 경험이 수험생활에도 이어져서 오래 앉아서 공부를 하는데 큰 부담감이 없었다. 그래서 나는 더울 때나 추울 때나 무던히 책상 앞에서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습관을 형성하는 방법은 사실 간단하다. 내가 습관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머릿속에서 내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공부 습관을 계속 반복해서 몸에 붙게 하면 된다. 하지만 보통은 어려운 일이므로 차선책으로 동료들을 만들면 된다. 좋은 공부 습관을 가진 동료들과 함께 다니면 나도 물드는 경향이 있다. 환경을 조성하기가 쉬워지기 때문이다.
강의실 앞자리에 앉는 친구들은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강의에 더 집중하기 위해서 혹은 교수님과 친밀하게 의사소통하기 위해서이다. 제일 뒷자리에서 관망적인 자세를 취하면서 공부 습관이 나쁘다고 자책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앞자리에 앉는다고 공부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앞자리에 앉는 친구들의 수업 듣는 태도가 뒷자리에 앉는 친구들에 비해서 좋다는 점이다. 그러한 태도는 습관으로 이어지기가 쉽다. 공부를 열정적으로 대하는 태도는 비록 지루하게 보일지라도 성실함과 이어진다. 특출하게 뛰어난 것은 아니라도 성실하게 본인의 일을 꾸준하게 할 수 있는 것은 큰 장점이다.
수업 첫날 앞자리에 별생각 없이 앉았지만 그것이 나중에는 습관으로 이어지고 습관이 결과를 바꿀게 될지도 모른다. 학창 시절을 돌아보면 큰 일탈이 없었던지라 조금은 심심하기도 했지만 성실한 친구들을 만났다는 점에서 나는 큰 성공을 했다. 좋은 친구들을 만나는 경험은 인생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좋은 습관을 형성하고 싶다면, 좋은 친구들을 만나야 한다. 좋은 친구들을 만나려면 나도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 좋은 사람의 기준은 저마다 다르므로 본인의 기준이 있어야 한다. 본인의 기준에 맞는 삶을 살 수 있다면 주변에서 본인과 같은 사람을 만나게 된다. 비슷한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이 습관을 만들고 그 습관이 좋은 길로 나를 인도해 주기도 한다. 수험생이라면 합격으로 향하는 꽃길이 될 테니 원하는 방향의 습관을 혹은 원하는 친구들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