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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무석 Jul 27. 2022

일과 가정의 경계_아이가 생긴다는 것에 대하여

세무사의 일상

올해 상반기는 정신없이 지나갔다.

얼마 전 부가세 신고를 끝으로 주요 업무는 모두 끝난 셈이다.


하반기는 상반기에 비해 매우 여유로우므로 기존에 하던 취미생활을 하며 여유롭게 보내거나, 업무적으로 다른 영역으로 확장을 시도하기에 좋은 시기이다. 


상반기에는 업무적인 것 외에도 나에게 굉장한 사건이 있었다. 인생에 있어 가장 소중한 순간일 수도 있다. 아내가 임신을 했기 때문이다. 하반기에 여유롭기 때문에 내가 육아에 도움이 되고자 나름 계획해서 가진 아이였다. 하지만 나는 출산 시점만 생각했다.

그게 맹점이었다.


임신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일에 대해 나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 생각보다 검진을 통해 자리를 비워야 하는 일이 많았고, 시간을 비교적 자유롭게 쓰는 전문직이라는 장점도 상반기 세무사 관점에서 보면 그 장점이 퇴색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평소의 아내 모습과 다르게 임신을 한 아내는 아파하는 날이 많았다. 조산기로 인해 입원하는 날도 다수였고, 고통에 잠 못 이루는 날도 많았다. 


법인세와 소득세 다시 부가세로 이어지는 일정에 정신이 없는데, 병원까지 오고 갈려니 나도 버티기가 힘이 들었다. 아내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모두 지쳐가고 있었다.


올해는 1~2월쯤 직원이 나가게 되어 급하게 충원한 인원으로 상반기를 버텨야 했기에 내 마음은 언제나 조급했다. 마감해야 하는 일정은 정해져 있는데, 일에 투입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 마음 졸이기가 다수였다.


그렇게 상반기가 어떻게 흘러갔고, 아내는 이제 만삭에 다다라 출산을 곧 앞두고 있다. 잘 버텨준 아내에게 고맙다. 부가세가 끝나고서야 나는 육아용품을 찾아보고, "임신 축하선물박스"도 이것저것 찾아보며 정보를 얻고 있다. 


나도 이런데 직장인들은 오죽할까. 연차가 남아나지 않을 것이다. 


어떤 때는 아이의 손을 잡고 산책하는 모습이, 유모차를 끌고 공원에 가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 


나의 부모님도 나를 그렇게 키우셨다. 모든 부모가 그렇게 아이를 키운다. 부모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나는 나의 부모님을 조금 더 이해한다.


그렇게 나도 성장하나 보다. 

좋은 부모가 되고 싶고, 건강한 아이였으면 한다.

그것만 바랄 뿐 더 이상은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길 간절히 바란다.

산모도 건강하게 출산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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