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한 여자 냥이

-엄마의 막내딸, 냥이(냥이 이야기 3)-

by 휘리

우리 냥이가 가장 믿고 의지하는 가족은 당연히 엄마이다. 엄마의 모든 행동을 지켜보고, 엄마께서 집에 없으시면 불안해하면서 엄마를 찾는다. 엄마에게만 유일하게 애교 부리면서 엄마와 수시로 스킨십을 한다.


냥이가 엄마 다음으로 따르는 사람은 언니이다. 언니가 엄마네 오면 소리를 듣고, 냥이가 먼저 현관으로 마중 나온다. 그러면 언니는 냥이와 반갑게 인사하고, 냥이와 스킨십을 시도한다. 언니가 얼굴을 냥이 가까이에 대면 냥이가 자기도 얼굴을 쑥 내밀면서 코를 비비고 입도 맞춘다.


이런 냥이의 반응을 아들은 마냥 부러워한다. 냥이는 남자 어른에게 먼저 다가가지 않는다. 오히려 슬금슬금 피한다. 그래서 아들과 남자 조카가 간식, 장난감을 주면서 냥이의 사랑을 구걸해도 우리 냥이는 스킨십을 잘해주지 않는 도도한 여자이다. 10번의 애정을 구걸하면 한 번 해줄까 말까이다.

KakaoTalk_20230625_165358892_06.jpg 한 미모 하는 냥이

내가 엄마네 가면 냥이는 소파에서 나를 맞이한다. 언니보다 훨씬 나를 많이 보는데도 언니처럼 현관으로 나를 마중 나오지 않는다.

“네가 얘에게 뽀뽀도 안 해주고, 쓰다듬어 주지도 않으니까 얘가 이러는 거야. 자기를 안 예뻐한다고. 언니처럼 코를 맞춰봐.”

항상 엄마께서 나에게 하시는 말씀이다.


나는 냥이를 잘 못 만진다. 냥이뿐만 아니라 모든 동물을 잘 못 만진다. 냥이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데도 냥이를 보기만 할 뿐 감히 만질 엄두를 내지 못한다.


초등학교 입학하기도 전인 것 같다. 어렴풋하지만 지금도 기억나는 사건이 있다. 주택인 집에 들어가려고 하는데 어린 나보다 덩치가 큰 개가 대문 옆에 있었다. 우리 집에서 키우는 개는 아니고, 옆집에서 키웠던 개인 것 같다. 목줄이 집에 묶여 있었는데도 왠지 지나가면 나를 물 것 같아서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었다. 엄마, 아빠를 아무리 불러도 집에서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 위협적인 개와 대치하면서 한참을 문밖에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 용기를 내서 대문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다음을 나는 기억하지 못한다.


뛰어가지 않고 천천히 들어갔으면 다른 상황이 벌어졌을까?


덩치가 큰 개는 나를 밀쳤고, 나는 발목이 부러졌다. 수술하고, 한동안 깁스를 하면서 고생했던 기억이 지금도 있다.


그래서인가? 나는 냥이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데도 냥이를 만지지 못한다. 냥이의 사랑스러운 모습을 사진으로, 영상으로 열심히 남긴다. 그리고 이렇게 글로 냥이의 순간을 남긴다.



냥이가 우리에게 왔을 때 꼬리 끝이 살짝 구부러져 있었다. 학교 운동장에서 지낼 때 다쳤는지, 길고양이였던 어미 고양이의 영양이 부족해서였는지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병원에서 골절 등은 아니어서 냥이의 건강이나 생활하는데 문제없다고 하니 안도할 뿐이었다. 다만 냥이는 엄마 외에는 자기 꼬리 만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워낙 스킨십을 좋아하는 아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다른 가족들이 머리, 얼굴, 몸 등은 어느 정도 쓰다듬는 것을 허용하는데 꼬리만은 절대 허용하지 않는다.


냥이는 엄마를 닮아서 입도 짧아 자기가 좋아하는 간식과 사료 외에는 잘 먹지 않는다. 어느덧 우리도 냥이의 취향을 알아서 냥이가 좋아할 만한 간식과 장난감을 사 온다. 그래도 우리 냥이는 뛰어와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항상 꼬리를 치켜세우면서 도도하게 다가와 천천히 살필 뿐이다. 자기 입맛에 맞는 간식이거나 장난감이면 꼬리를 한껏 세우고 우리 다리와 허벅지를 자기 몸에 닿으면서 쓱 하고 한 두 번 지나간다. 그런 냥이를 보고 아이들이 한 마디씩 한다.


“우와 냥이가 날 쓰다듬었어,” “냥이야, 한 번 더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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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 니콜라스 스파크스가 ‘사랑은 바람과 같아서 보이지는 않지만 느낄 수 있다.’라고 했듯이 우리 냥이도 가족들의 사랑을 온전히 다 느낄 것이다. 냥이가 도도해도, 우리에게 스킨십을 잘 안 해줘도 괜찮다.


우리의 바람은 냥이가 우리와 함께 행복하면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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