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이야, 정기 검진하러 병원 가자.

-엄마의 막내딸, 냥이(냥이 이야기 4)-

by 휘리

“고양이 검진은 여기에서 하지 않고 다른 병원으로 보냅니다. 고양이를 검진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진료실이 있어야 하는데 이곳은 공간이 협소해서요.”


엄마네 근처 동물 병원에 냥이의 정기 검진을 문의했더니 받은 답변이었다. 그동안 냥이가 다녔던 동물 병원은 자동차로 왕복 40분 이상을 가야 했다. 병원 가는 동안 냥이는 엄마가 아무리 달래도 무엇이 그리 서러운지 꺼이꺼이 울었다. 하도 울어서 병원 도착할 때쯤이면 목소리가 쉬어있었다. 그런 냥이가 안쓰러운 엄마는 근처 동물 병원을 알아보라고 하셨다. 그러나 이번에도 냥이는 평소 다녔던 병원으로 정기 검진하러 가야 할 것 같다.




예약 당일 냥이를 데리러 엄마네 갔다. 이제 눈치가 빤해서 케이지에 잘 들어가지 않는 냥이를 케이지에 들어가게 하는 것부터가 큰 난관이었다. 엄마는 냥이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을 주시면서 냥이를 달래고 있으셨다. 그래서인지 냥이가 순순히 케이지에 들어갔다. 그러나 케이지를 들고 밖으로 나오자 냥이는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냥이야, 괜찮아. 네가 건강하게 지내기 위해서 가는 거야. 엄마가 옆에 있을 거니까 걱정하지 마. 응?”


엄마는 그런 냥이 옆에서 머리와 얼굴을 만지시면서 냥이를 안심시키셨다. 오늘따라 신호등에 왜 이리 걸리는지 평소보다 10분이 더 걸려서야 병원에 도착했다.




진료실에서는 강아지 두 마리가 먼저 검진받고 있었다. 엄마는 냥이 케이지 옆에 앉으셨다. 옆에 있는 엄마를 봐서인지 냥이는 케이지에 얼굴을 내밀면서 엄마에게 가고 싶어 했다. 케이지 안의 냥이는 밖에서도 보일 만큼 벌벌 떨고 있었다. 병원에 오는 동안 그렇게 서럽게 울더니 병원에서는 소리도 내지 못하고 무서워하고 있었다. 때마침 강아지 진료가 끝나고, 냥이 이름이 불렸다.


냥이 케이지를 조심스럽게 들고 들어가 큰 테이블 위에 놓았다. 냥이를 만지지 못하는 내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엄마가 냥이의 몸을 잡으셨다. 지난번 진료 때는 케이지 문이 열려도 얌전히 있던 냥이었는데 이번에는 케이지 문이 열리자 엄마 손을 벗어나 뛰쳐나갔다. 엄마가 냥이를 잡고 있으셨는데도 냥이가 하도 힘껏 도망가서 놓치고 마셨다. 수의사가 구석에 웅크리고 있는 냥이를 조심스럽게 잡아서 진료하는 테이블에 놓았다.


“다음에 오실 때는 목줄을 하고 오세요.”


수의사의 말에 우리의 미션이 하나 더 늘었다. 냥이 목에 목줄이라니.... 냥이는 소리도 못 내고 엄마의 손에 의지한 채 얌전히 진료를 잘 받았다. 수의사가 이빨을 이리저리 만져도, 귀에 약을 발라도, 주사를 두 방 놓아도 몸을 떨면서 조용히 진료를 받았다.


“아유 우리 냥이 너무 착하네. 잘했어요.”


수의사가 머리를 쓰다듬어주니까 냥이는 한껏 겁먹은 동그런 눈을 들면서 엄마를 쳐다보았다. 엄마는 그런 냥이를 안쓰러워하시면서 꼭 안아주셨다. 냥이는 비로소 안심이 되었는지 엄마 품에 안겨 가만히 휴식을 취했다.


“냥이가 아주 건강해요. 몸무게는 다른 애들보다 약간 덜 나가지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치석도 없고, 귀도 괜찮아요. 이번에 진드기, 심장사상충 예방 주사를 맞았어요. 혈액 검사를 해야 하는데 두 달 뒤로 잡아드릴까요? 혈액 검사 전에 금식해야 합니다.”

“네. 두 달 뒤로 혈액 검사 일정 잡아주세요. 그런데 금식은 몇 시간 전부터 해야 하나요?”

“12시간은 금식해야 합니다.”


아침 5시에 일어나 엄마에게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간식을 달라고 보채는 냥이인데 12시간 금식이라니.... 다음 냥이 병원 진료 때에는 온 가족이 총출동해야겠다.


부디 냥이가 무사히 혈액 검사할 수 있기를





이전 03화도도한 여자 냥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