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군대 갔다. 10
아들이 휴가 나온 지 벌써 4일째 날이다. 아들은 내일 다시 군대에 간다. 아들이 처음 휴가 나올 때만 해도 기쁘기만 했지 복귀하는 날이 안 올 것 같았는데 4박 5일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우리는 오늘 퇴근 후 오마카세를 가기로 했다. 오마카세는 성년이 된 아들이 가고 싶어 했던 곳인데 이제야 가게 되었다. 아들은 그동안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다닌 체육관에 가서 운동도 하고, 체육관 사람들을 만나기로 했다.
어제 아들은 대학교에 가서 가장 존경하는 교수님을 만나 식사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단다. 그리고 군대 다녀온 동기형들을 만나 군대 생활에 대한 공감대와 대학생인 친구들을 만나 느꼈던 괴리감에 대해 얘기했단다. 모처럼 대학 생활을 맛보고 온 아들은 제대 후 대학 생활에 대해 설레면서 기대했다.
실기를 잘하는 동기들 사이에서 현실의 벽을 느낀 아들은 입학한 첫 학기 동안 디자인과에 적응하지 못했다. 한 학기 동안 수업을 한 번도 빠지지 않았지만, 마음은 대학교를 떠나 있었다. 그러다 2학기 때 가장 존경하는 교수님을 만나면서 디자인과에 적응하고, 좋아하게 되었다. 군대에서 매일 그림을 그리는 것도 그림 실력 때문에 고민하는 아들에게 조언해 준 교수님의 말을 실천하는 것이다. 아들의 생기 넘치는 표정을 보니 아들이 이틀 후에 복귀하는 것도 잊을 만큼 좋았다. 제대 후 즐겁게 대학 생활하는 아들 모습이 그려졌다. 그런 날이 빨리 오기길....
가게 오픈 시간에 맞춰 아들을 만나 여유롭게 가게에 도착했다. 100% 예약제로 운영되는 가게는 우리를 포함하여 손님이 6명이었다. 1시간 30분 동안 차완무시, 전복 술찜, 다양한 회와 초밥, 구운 가지, 관자, 참치 초밥, 미니 카이센동, 크로켓 산도, 장어덮밥, 꽁치 솥밥, 후토마끼, 우유 푸딩 등을 배부르게 먹었다. 아무리 예쁜 카페나 레스토랑을 가도 사진을 찍지 않은 나는 메뉴 하나하나를 찍으면서 아들과 함께하는 행복한 순간을 사진으로 남겼다. 아들과 함께 한 오마카세는 행복한 추억을 남을 것 같다.
아들은 아침에 친구를 만나 일본 최고 아트 디렉터인 요시다 유니의 첫 개인전을 다녀오기로 했다. 처음 계획한 것보다 휴가가 줄면서 요시다 유니의 우리나라 첫 개인전을 보지 못할까 걱정했던 아들은 복귀하는 날이지만 볼 수 있음에 감사했다. 복귀하는 날 시간에 쫓기듯 서울까지 다녀오는 아들이 나는 안쓰러웠다. 하지만 전시회를 다녀온 아들의 행복한 얼굴을 보니 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 7시까지 연천역에 가야 하는 아들. 다행히 내가 퇴근하고 함께 갈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퇴근 후 집 주차장에서 아들을 만나기로 했다. 아들은 다시 군인이 되어 차를 탔다. 행복해하면서 아들을 만나러 연천역에 갔던 나는 아들을 홀로 연천역에 남기고 와야 했다. 군 복무 기간이 18개월밖에 안 되는데 유난을 떤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처음 아들을 군대에 보낸 초보 엄마는 18개월이 까마득하게 느껴진다. 매번 반복되는 아들과의 이별이 도대체 익숙해지지 않는다.
아들은 요시다 유니의 전시회를 다녀온 감동으로 들떠있었다. 나에게 그림을 보여주면서 설명하는데 눈이 반짝반짝 빛났다. 아들의 그런 모습을 모두 다 담고 싶었다. 우리는 여유롭게 연천역에 도착했다. 연천역에서 저녁 식사하기로 해서 부대 사람들이 추천한 연천역 맛집 중국집에 갔다. 차돌짬뽕을 먹고, 카페에서 차를 마시면서 아들과의 이별을 준비했다. 다행히 아들의 복귀 시간이 7시 30분으로 연기됐다. 그렇지만 우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말이 점점 없어졌다. 나는 아들의 얼굴을 더 많이 보고 싶은데 볼 수가 없었다.
야속한 시간은 잘만 흘러갔다. 아들을 데리러 차량이 왔고, 아들은 동기와 함께 차량에 탑승했다. 그렇게 아들은 4박 5일의 너무나 짧은 휴가를 보내고, 또 군대로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