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마케팅과 브랜딩과 욕구의 접점을 향해
브랜딩은 일관된 가치를 제공해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과정
한 사람의 책장을 들여다보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나란히 꽂힌 책 제목에서 관심 분야가 보이고, 더 나아가서 그 사람이 인생에서 추구하는 가치가 드러나기도 한다. 만약에 책장의 주인과 일면식도 없는 사이라면? 우리는 책장 안의 정보들로 어떤 사람인지 추측하기 시작한다.
브랜딩을 하는 이유도 비슷한 맥락이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서 진행하는 활동들이 모두 브랜딩이다. 그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모으는 과정이다. 나이키나 삼성같이 일류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사람들은 모두 브랜딩이 필요하다. 부대찌개 집을 20년 동안 운영하신 사장님도, 스마트 스토어로 캠핑용품 대여 사업을 홍보하시는 업체도 필요하다. 결국 그게 사업의 가치를 높여주고 돈이 된다.
브랜딩 매뉴얼 1 | 명확한 컨셉
브랜딩은 컨셉이 명확해야 한다. 명확하지 않으면 신뢰하지 않는다. 앞선 글에서 말했듯이 브랜딩은 소비자를 '신뢰'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무엇을 추구하는지 명확하게 드러낼수록 좋다. '이태리 부대찌개'라는 프랜차이즈를 예시로 들어보자. 이태리는 많은 이, 클 태, 이로울 리 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다. 즉 많이 그리고 큼직하게 준단 말이다. 이해하기 쉽고 직관적이다.
브랜딩 매뉴얼 2 | 컨셉과 일치하는 경험
브랜딩은 쉽게 느낄 수 있어야 한다. 대문짝만 한 글자 크기로 많이, 크게 준다고 써놓았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 보니 작은 햄들이 조금 들어있다면? 컨셉과 경험이 일치하지 않는다. 이러면 소비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아마 두 번 다시는 이 가게에 오지 않을 것이다. 배신을 당한 기분마저 든다. 아 물론 이태리 부대찌개는 햄이 정말 크고 많다. 아주 맛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브랜드가 추구하는 크고 많은 양은 느낄 수 있었다. 브랜딩은 어려운 개념이 아니다. 우리 '이런 브랜드야'하고 말하고, 실제로 경험하게 만들자.
브랜딩 매뉴얼 3 | 일관성
브랜딩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브랜딩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소비자가 내 브랜드를 신뢰하게 만든 이유는 다음에 또 찾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다음에도 똑같은 경험을 하게 만들어야 한다. 환경을 보호하는 브랜드의 컨셉을 잡았으면 매번의 활동들이 '환경보호'에 맞는지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 브랜드 컨셉은 소비자만을 위한 게 아니라 브랜드 매니저가 브랜드 가치를 재점검할 수 있는 매뉴얼 역할도 한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지루함이다. 일관성이 지루함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뇌 속의 도파민이란 신경전달물질은 '경험 강화'를 한다. 뇌를 자극하는 경험을 통해 쾌감을 느끼지만, 다음번에는 더 강한 자극을 원한다. 같은 쾌감을 느끼기 위해선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컨셉은 일관성 있게 가져가되 표현방식은 새롭게 보여줘야 한다. 예를 들어 뉴발란스나 나이키 같은 대형 스포츠 브랜드는 그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다양하게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러닝 앱도 출시하고 마라톤 대회의 대표 스폰서가 되기도 한다. 또 러닝 크루들과 함께 외부 행사도 만든다. 'Just Do It'이란 슬로건을 걸고 만든 나이키의 수없이 많은 광고들도 마찬가지다. 컨셉은 하나지만 표현은 무한하다.
이 외에도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든지, 사람들의 욕구를 해소한다든지 브랜드 운영에 필요한 요소는 많다. 서로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모으고, 하나의 가치에 공감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러한 자연스러운 설득법은 다음에 자세히 다룰 예정이다.
오늘날에는 수많은 브랜드가 있기에 돋보이는 것이 더 힘든 게 사실이다. 당신이 추구하는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들의 신뢰를 얻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명확한 컨셉'의 '경험'을 '일관성'있게 제공한다면 분명 결실을 맺을 것이다. 브랜딩의 효과는 복리처럼 당신의 브랜드를 성장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