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약

by 숨고

인간의 존엄성은 어디서 났는가 세월을 따라 인생의 프롤로그를 따라 곁길로 세지 않으로 올곧게 걷다가 산책이나 달리기냐 씨름을 하다가 그렇게 그리로 가라던 몸짓을 뒤로한 채 내가 가고 싶던 길로 가야 했던 것이다 그게 미약함인 줄은 또 몰랐다 그게 미련함인 것을 몰랐던 게지 내 잣대가 전부 눈의 잘 띄는 이정표라 착각하고는 말이다 그 착각 뒤 따라오던 오물 그 끈적함과 불쾌하던 인생의 맛 그럼에도 뻣뻣한 닭의 목과 같은 모양새를 하던 순간 그 마저 나의 어설픈 허세였음을 뒤늦게 따라오는 자신의 연약함을 탓하지 않고 이게 인생이라며 허허 웃어대는 웃음소리 그런 스스로를 어찌 견뎌냈는가 텃세와 같은 시간과 마른땅과 이슬비를 어찌 견뎌냈는가 고기를 먹다가 부탄가스 갈아 끼우는 시간 또는 막 뽑은 가래떡을 떼어먹는 시간 또는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를 몸에 발라 샤워를 하는 시간 모든 게 그 시간과 같이 찰나일 뿐이었더라 어찌 되었든 우리 존재들은 안녕을 바라고 바랄 만큼 미약을 탓하지만 그 속은 꽉 찬 우리 속 송아지들과 같다 속은 투명할수록 삶에 잘 투영되고 미약할수록 존재들의 안녕은 더욱 올곧은 자세로 빙판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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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2회 문학고을 등단 / 숨을 고르듯 써내려 갑니다. 지나가던 길에 들러 볼 소소한 이야기를 펼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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