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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인 May 04. 2024

이젠 심사만 남았다

논문 심사를 열흘 앞두고

논문 심사를 열흘 정도 앞두고 최종본을 어제 오후에 지도 교수님께 메일로 보냈다. 심사 전까지 수정할 사항이 있으면 수정하고 가논문을 제본할 참이었다. 긴장되는 마음으로 교수님의 답신을 기다렸는데 밤에 전화를 주셨다.


"이걸로 심사합시다"


나는 깜짝 놀라, 정말 그래도 되냐고 다시 한번 여쭈었다. 수정할 부분은 있지만 심사 후 한꺼번에 수정해서 반영하라고 하셨다. 나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이어서 심사에 관한 시간 일정과 발표에 관한 조언을 듣고 통화를 마쳤다. 이젠 정말 발표만 하고 교수님들이 평가 주시는 대로 수정만 하면 된다. 작년부터 논문 주제를 뭘로 할지부터 프로포절 준비, 그리고 올해 설문 통계 내고 결론 도출까지의 과정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나는 해보지 않은 걸 시도할 때는 시작은 곧잘 하면서 중간에 아닌 것 같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발을 빼는 성향이 있다. 이번 석사 과정도 처음엔 별생각 없이 시작했었다. 마음속으론 논문에 대해 '남들도 다 쓰는데 나라고 못하겠어'라는 자만스러운 자신감이 있었다. 그런데 막상 잘 쓴 논문들을 보면서 나의 부족한 학문적 소양이 몸서리치게 부끄러 그만두고 싶었다.


이런 자괴감 때문에 써내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이 가중되어 논문 쓰다 빈 한글 화면만 바라보기 일쑤였다. 게다가 통계 분석도 예상한 방향대로 결과가 도출되지 않아 어떻게 마무리를 할지 몰라 고민과 스트레스 대환장이었다. 그럼에도 시간은 흘러 제출은 해야 하니 초고를 쓰고... 그리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고민과 불안 걱정을 종합하다가 결 결론을 도출한 것이다.


아직 심사가 남아 있지만 무언가 결과물을 만든다는 것에 오랜만에 실로 뿌듯한 것 같다. 게다가 해보지 않은 영역이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사주명리 분야에서 전문가로 한걸음 발돋움하는 거이기에.. 힘들긴 했지만 석사 과정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이번에 논문을 쓰면서 그동안 내가 안일하고 편안하게 살았던 게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다. 쉬운 것만 하려고 하고 어려운 건 하지 않으려고 했기에 내가 20대를 그렇게 방황하지 않았을까 싶다. 어려운 걸 견디고 해내야지 나의 능력치도 올라가는 건데, 하기 싫은 일이라고 간과하기만 했던 지난날들이 떠올랐다. 이제는 좀 더 어려운 일도 점차 해내는 어른이 되고 싶다.


중간에 논문 쓰면서 박사는 절대.. 절대...! 안 해야지 다짐했는데, 석사가 끝나가니 다시 박사 과정을 하고 싶다는 마음도 스멀스멀 올라온다. 어려운 걸 해내겠다고 다짐했으니 왠지 할 것 같은 방향으로 마음이 치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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