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을 준비하는 자세
오늘은 오래전에 잡힌 약속이 있어 오후 시간임에도 사당역에 와 있다.
보통 약속이 있으면, 약속시간 보다 3~4시간 일찍 도착해, 근처 카페에서 글을 쓰거나 일을 하는 편이다. 이럴 때 아니면 갈 일이 없는 곳이기에, 약속 장소 주변을 배회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걸 좋아한다.
혼자서 하는 일을 시작한 뒤로는, 사람들 속에 섞일 일이 줄어들었다. 그래서 약속이 있는 날이면 일부러 주변 카페에 들러, 그 시간대에 머무는 사람들과 조용히 섞여 있는 시간을 갖곤 한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하면서도, 또 혼자이고 싶지 않은 이런 양가의 감정을 즐긴다. 아마 이런 시간이 나에게는 조금이나마 충전이 되는 듯하다.
도착한 곳은 사당역 근처, ‘랭스터디 카페‘이다.
본래 스터디 카페는 조용한 면학 분위기를 조성해야 하기 때문에 노트북 작업이 어려운 곳이 많은데, 이곳은 커피를 판매하고 있어 일반 카페와 분위기가 비슷하다. 자유롭게 키보드 작업을 할 수 있고, 디저트와 같은 음식도 판매하여 섭취할 수 있다.
10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넓은 테이블의 공간에서 사람들은 각자의 좌석에서 자신만의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원두 가는 소리, 커피 내리는 소리, 설거지하는 물소리, 노트북 키보드 소리 등…
나 또한 그 공간에 조용히 스며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