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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인 Nov 26. 2021

작가가 꿈이라면서 뭐를 하고 있는데?

나태해진 나를 위한 채찍질

1년에 책 한 권씩 내는 작가가 되겠다고 매일 아침 긍정 확언을 적는다. (어쩌다 며칠은 빠지고..) 그런데 오늘 확언을 쓰면서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 확언은 확언일 뿐, 책을 내겠다고 하면서 글쓰기를 잘하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올해 3월, 첫 책 <내 남자 찾는 36가지 기술>이라는 자기 계발 연애 서적을 출간했다. 책 한 권 냈다고 작가라 할 수 있을까? 꾸준히 나의 이야기를 해야 작가지. 한 권의 출간은 어쩌다 해프닝에 가까운 수준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나 자신을 채찍질 중이다. 오해 없길 바란다.) 물론 한 권의 책은 뚝딱 나오는 게 아니다. 하지만 첫 출간 뒤 진짜 작가가 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 그동안 어떠한 노력을 했는지 스스로에게서 대답을 듣지 못했다.



나름 할 말은 있다. 올해 초,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고 잘 다니던 회사를 시원하게 나왔다. 마침 봄에 출간할 책의 원고를 편집하고 있었고 출판사와 계약도 구두로 진행된 상태였다. 이후 앞으로 어떤 글을 쓸지, 또 다른 꿈과 미래를 찾겠다고 공격적으로 여기저기 기웃거렸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한국 방송작가협회 교육원이다. 작가 교육원에 원서를 내고 합격을 받아 초급반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이제 열심히만 하면 되는데 그러지 못했다. 작가 선생님과 성향이 맞지 않아 중도에 나오기 시작하면서 진짜 방황이 시작됐다. 이후 한겨레 교육원 김태원 작가 스쿨에 수강 등록을 하고 드라마와 시나리오 세계를 열심히 배웠다. 이번엔 그래도 마무리를 했다. 이다음 단계를 어떻게 넘어갈지 갈피를 잡지 못해 홍자람 작가님 수업을 수강 신청했다. 홍자람 선생님 강의는 매번 빠르게 마감이 되어 대기를 걸어뒀는데 마침내 차례가 돌아와 작가 스쿨 종료 후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작가님 수업이 양질의 교육으로 재밌었는데 이 또한 오래가지 못했다. 깨달았기 때문이다. 단순 호기심으로 드라마 작가계에 입문했는데 점차 '나'는 내 길이 아님을 직감적으로 알았다. 정확히 말하면 나는 드라마 작가를 할 수 없는 뇌의 상태라는 걸 말이다. 이 과정이 대략 4개월 동안의 방황이었다. 이제는 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지금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예전부터 관심 있었던 명리학 공부를 시작했다. 사설 사이트에서 기초 강의를 듣고, 원광디지털대학교 동양학과 3학년에 편입했다. 그리고 출간 책에 대해 책임을 지고 싶어 무료로 연애 상담도 진행 중이다. 속내는 책을 팔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책을 읽고 찾아와 주신 독자님들에게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 같은 맥락으로 연애 칼럼도 부지런히 쓰고 있다.


그런데도 내가 나에게 공분한 이유는 정작 '1년에 책 한 권씩 내는 작가가 될 것이다'라는 확언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연애 칼럼을 쓰고 블로그에 포스팅 올리는 일은 작가가 되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노력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평생 연애 칼럼만 쓰며 살 수는 없다. 경험과 감성을 쓰고 싶은 에세이 작가가 되고 싶다. 한 분야에 전문가가 되면 지식을 글로 나누는 사람이 되고 싶다.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하고는 있지만 그걸 표현할 수 있는 글쓰기에 대한 노력을 하고 있지 않아 스스로에게 공분을 샀던 것이다.


앞으로 나를 위한 글쓰기를 매일 하겠다고 다짐한다.

쓰다 보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쓸지, 어떠한 작가가 되고 싶은지에 관해 더욱 명확한 답을 찾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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