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관은 왜 나에게 그 질문을 했을까

PR은 관찰이라고 생각해요

by 다언

“PR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면접장에 들어가자마자 받은 첫 질문이었다.
사람들은 이런 질문에 멋진 정의를 준비해 간다.


브랜드의 가치를 세상에 전달하는 일, 조직과 외부의 커뮤니케이션 허브, 또는 스토리텔링.


그런데 나는 그렇게 말하지 못했다. 입을 열고 나온 건 아주 짧은 문장이었다.


“저는… PR은 관찰이라고 생각해요.”


내가 한참 PR을 잘 모르겠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는 자꾸 ‘뭔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 속에서 일했다.

발표 자료는 예쁘게 만들고, 보도자료는 설득력 있게 써야 한다는 강박.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그게 다 보기에서 시작되는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팀원들이 어떤 단어에 웃는지, 고객이 어떤 문장에 멈칫하는지, 브랜드가 어떤 말은 피하고 어떤 말은 고집하는지… 그 모든 것이 메시지를 만들었다.


그러니까 PR은 말하기 전에 잘 들여다보는 일이었다. 말보다 눈이 먼저였다.


그 면접에서는 떨어졌다.

하지만 그 질문은 아직도 내 안에서 살아 있다.


요즘 나는 사람들이 얼마나 쉽게 지치는지를 관찰하고 있고,
그 지친 마음이 어떤 브랜드에는 기대고, 어떤 말에는 닫힌다는 걸 자주 느낀다.


PR은 여전히 나에게 관찰이다.

그리고 나는 다시 사람과 브랜드 사이에서 무엇을 보면 좋을지, 어떻게 말해 보면 좋을지를 고민 중이다.


아직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말보다는 먼저 보는 그 감각이, 내 안엔 아직 남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