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초를 장악하라
선생님은 이른 조회를 끝내야겠다고 마음먹은 듯 크게 박수를 쳤다.
“그리고!! 내일부터 일본에서 교환학생이 올 거예요. 2주 동안 함께할 거니까,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잘 지내도록!! 특히 안형준!! 김두한이니 뭐니 변신해서 또 주먹질 하지 말라고!!!”
교실은 와아~ 하고 술렁였다.
신혁이 책상을 치며 외쳤다.
“일본놈들은 원래 다 나쁜 놈들이야!! 다 박살내야 한다우”
형준은 씩 웃더니 손가락을 튕겼다.
“야, 넌 북에서 온 빨갱이지만 그 말은 인정한다. 그건 맘에 든다.”
“너희 둘 다 혼나고 싶은 거냐!!”
선생님의 호통에 교실은 다시 웃음바다가 되었다.
잠시 심호흡을 한 선생님은 다시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리고... 내일은 반장과 부반장을 뽑겠습니다. 단, 1학기 때 했던 성곤이와 태연이는 출마 불가예요.”
교실이 또 한 번 술렁였다.
태연은 머리를 감싸쥐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하... 안 하는 게 더 편할지도 모르겠다.)
성곤은 알 수 없는 해방감을 느끼며 작은 미소를 지었다.
(아... 드디어 내려놓는다. 이 해방감 뭐지?)
형준은 벌써 정연의 어깨에 얼굴을 들이밀며 귓속말을 했다.
“내가 반장 되면 널 VIP 반장실로 제일 먼저 모셔줄게.”
규만은 민지에게 장난스럽게 물었다.
“반장이면 출석부 관리도 게임처럼 할 수 있을까?”
민지는 단호하게 잘라냈다.
“게임이랑 반장은 아무 상관없어. 정신 차려.”
예린은 자리에서 일어나 두 팔을 벌리며 외쳤다.
“드디어 나의 시대가 오는구나!! 5대 여신 반장이라... 이름만 들어도 딱이지 않냐?”
그때, 우덕이 조용히 웃으며 수첩을 꺼냈다.
“후후... 드디어 반장 선거 시즌이 왔군. 이번 판도 우덕 컴퍼니가 움직여야겠어. 표 계산, 홍보, 자금 지원까지... 선거는 결국 돈과 조직의 싸움이니까.”
아이들은 아직 눈치채지 못했지만, 2학기 첫날부터 이미 우덕 컴퍼니의 손길이 교실 안을 휘감기 시작하고 있었다.
쉬는시간, 교실 한쪽에 모여든 우덕 컴퍼니 간부들.
우덕은 수첩을 탁 펼치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들 알다시피, 2학기가 시작됐고 반장·부반장이 새로 뽑힌다. 이번 판... 싹 다 우리가 친하고 편한 사람으로 채워야 해. 그래야 반을 장악할 수 있지.”
형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우선 우리 반은 너랑 예린이가 나오는 게 낫겠다. 난 농구부 때문에 반까지 챙기기 힘들어. 규만이는 민지한테 붙잡혀서 힘들고. 딱 너희 둘이 적당해.”
대용도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직접 나서긴 어렵지만 꼭두각시로 세울 만한 인물들은 이미 봐뒀어. 그 애들을 밀어주면 돼.”
규만이 갑자기 손을 들었다.
“근데... 계곡에서 있었던 일은 어떻게 할 거야? 이나래랑 최수빈, 그 애들은? 선거에 끼어들면?”
우덕은 손가락을 흔들며 단호히 말했다.
“절대 직접 건드리면 안 돼. 그건 역효과 난다. 대신 우리 컴퍼니 전 직원들에게 지시 내려. 저 둘을 학년 전체에서 투명인간으로 만들라고. 공식적으로 나서지 않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예린은 손바닥을 비비며 웃었다.
“그리고~ 적당한 순간에 빵~ 터트리는 거지. 바로 나, 예린이가~!”
형준은 심각하게 말했다.
“좋아. 그리고 이번 기회에 각 반마다 핵심 간부를 한 명씩 딱 정하자. 대용이만 다른 반이고, 나머진 전부 우리 반이라 움직이려면 시간이 오래 걸려. 체계가 필요해.”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곧 각 반마다 우덕 컴퍼니의 ‘대표 임원’이 지정되었다.
우덕은 의자에 기대 앉아 씩 웃었다.
“좋아... 이제 인성초는 우리 손에 들어온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