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댄서라도 괜찮아
형준과 규만은 말없이 골목 끝 떡볶이집에 들어섰다.
분식집 특유의 매콤한 냄새가 코끝을 간질였다.
“야, 떡볶이나 먹고 가자.”
형준이 말하자 규만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 앉았다.
그때였다.
낡은 TV에서 뮤직플러스 로고가 지나가고, 음악이 흘러나왔다.
♪ You're still my number one~ ♫
보아의 〈No.1〉 무대가 시작됐다.
“… 정연이는 저걸 한단 말이지.”
규만이 떡볶이를 집다가 한숨을 내쉰다.
“근데 우리는 진짜 어쩌냐… 세일러문은 좀…”
형준은 아무 말 없이 화면을 뚫어져라 봤다.
그리고…
무언가 떠오른 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정규만!!! 너 세일러문 할래, 저거 할래?!”
규만은 TV를 바라보다가 중얼거렸다.
“… 그래… 세일러문보단… 아무리 봐도 저게 낫지…”
“좋아!!” 형준이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 둘만으론 부족해! 대용이랑 그때 하늘초 원정대 애들 불러보자!”
규만은 떡볶이를 하나에 꽂으며 말했다.
“죽어라 연습하더라도…
세일러문은 아니야. 절대 아니야…”
두 사람은 그렇게 결심했다.
다음 주 학예회 무대, 그 중심엔
“절박함”으로 불타는 두 명의 남학생이 서게 될지도 몰랐다.